신도시·신상권, 대기업 빵집 신규출점 규제 풀기로…"권리금 4~5배 껑충, 소비자 불편" 지적에 제도 개선

앞으로 신도시와 3000가구 이상 아파트가 신규 건설되는 신상권, 왕복 8차선 도로로 상권이 명확히 구분되는 곳 등에는 대기업 빵집이 자유롭게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중소 빵집 500m 이내 대기업 빵집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현장에서 부동산 권리금이 부풀려지고 예비창업자와 소비자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일자 동반성장위원회가 제도 개선에 나섰다. (☞본지2월 15일자 1면 "지뢰밭 걷는 심정"…빵집 예비 창업자의 눈물,15면 "권리금 4배주면 자리줄게"…'빵집 알박기'도 기승참조)
동반성장위원회는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39회 동반성장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제과점업을 오는 2019년 2월말까지 3년간 중기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하기로 결정했다. SPC그룹, CJ푸드빌 등 대기업과 중소 빵집 모임임 대한제과협회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지만 수차례 논의를 통해 재지정 합의를 이끌어 냈다.
대기업 빵집 신규 출점 시 전년 매장수의 2% 이내 총량 제한, 중소 빵집에서 500% 이내 출점 제한 등 기존 권고사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신도시(330만㎡ 이상)와 신상권(3000가구 이상 아파트, 왕복 8차선 도로 등)은 2% 총량 제한, 500m 거리 제한에서 모두 제외하는 예외 규정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중소 빵집의 선점, 분양업자의 과도한 권리금 요구 등으로 그동안 수천가구 입주단지 출점이 막혔던 대기업 제과점 업계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는 동탄, 판교, 광교, 위례, 김포 등 수도권 2기 신도시를 비롯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재개발 단지 등 핵심상권에 제약없이 신규 출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대기업 빵집 관계자는 "종전까지는 500m 거리 규제에 예외 조항이 없어 반드시 입점해야 하는 핵심상권인데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중기적합업종 재지정이라는 큰 틀에 합의했는데 논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예비창업자나 소비자들이 요청이 아무리 빗발쳐도 신도시나 신상권에 중소 빵집이 입점했거나 입점 예정이면 아예 출점할 방법이 없었다"며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가장 큰 문제가 해결돼 실무자 입장에서 한시름 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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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500m 거리 규제의 경우 실제 상권 분석 시뮬레이션 없이 도입한 기준이어서 대기업 본사는 물론 기존.예비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랐다"며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신도시와 신상권이라도 거리.총량 규제에서 제외돼 다행스럽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규 출점 가능한 신도시 상권이 많지 않은데다 신상권.특수상권 등 기준이 모호하고 엄격하다는 견해도 있다. 동반위는 3000가구 이상 신규 건설 아파트를 신상권으로 구분했는데 단일단지 기준인지, 복합단지 합산 기준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시장에서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지역 500가구 이상 신규 입주아파트 단지내 상가 16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대기업 빵집이 입점한 곳은 단 1곳에 불과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서초포레스타2단지에 개점했고, CJ푸드빌 '뚜레쥬르'는 단 한 곳에도 문을 열지 못했다. 500가구가 아닌 3000가구로 기준을 강화할 경우 제도 개선 실효성이 더 떨어지는 셈이다.
한편 대기업 제과업계와 대한제과협회는 이날 제과점업 중기적합업종을 3년간 재지정하자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지만 각종 기준에 대한 세부사항을 마련하는 작업은 당분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보호 대상인 중소 빵집에 대한 정의, 특수상권 기준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 조율이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