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속쏙알기(5)-식품·유통]④옥수수가 주식...식량난 고단함 묻어나는 음식이름들

북한에는 랭면(냉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도 있지만, 강태죽처럼 이름부터 생소한 음식도 적지 않다.
31일 탈북자 단체 등에 따르면, 북한은 산지가 많은 지리적 특성 등으로 옥수수나 감자, 수수 등 잡곡으로 만든 음식이 많다.
한 탈북자는 "북한은 평지보다 산이 많아 쌀이나 밀이 잘 자라지 못한다"면서 "평양 주민을 제외한 지역주민들은 끼니의 70% 가량을 옥수수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옥쌀이라 불리는 옥수수 가공쌀을 주식으로 먹는다. 통 옥수수를 찧어 만든 옥수수 가루에 밀가루나 녹말을 섞어 쌀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옥수수를 이용한 음식은 가루밥(옥수수 가루를 섞어 지은 가루범벅 밥), 강낭국수(옥수수가루로 만든 국수), 강낭문추(옥수수 앙금으로 부친 부꾸미), 강낭지짐(맷돌에 간 강냉이로 지진 지짐), 강낭청대(풋강냉이 이삭을 구운 음식), 강냉이튀기(옥수수 튀김) 등으로 다양하다.
잡곡을 사용한 음식도 많다. 강태죽(수수가루로 만든 죽), 꼬장떡(조로 만든 떡), 범벅이밥(각종 낟알 가루에 채소를 섞고 범벅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 총떡(메밀가루부침개에 각종 꾸미를 넣어 말은 것) 등이 있다.
북한의 식량사정을 반영한 음식명도 눈에 띈다. 돈수대근탕(고기는 없고 뼈로우려 기름만 떠 있는 국), 송팔사탕(풀뿌리와 강냉이로 만든 사탕), 염소탕(소금만 넣고 끓인 죽)이 그것이다. 배급식량을 불리기위해 시래기를 넣어 끓인 풀죽이나 삶은 나무 속껍질, 겨 가루, 비지, 벼 뿌리 등을 먹기도 한다.
'폭탄밥'이라는 것도 있는데, 음식의 종류는 아니고 폭탄을 맞아 움푹 들어간 것처럼 그릇에 조금만 담긴 밥이라는 뜻이다. 비슷한 단어로 밥을 그릇에 깎아 담았다는 뜻의 '대패밥'도 있다. 북한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엿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부식사정도 여의치 않다. 콩이 부족해 된장은 옥수수나 도토리를 빻은 메주로 만들고, 간장의 경우 사탕을 가마솥에 녹여 태운 뒤 소금을 부어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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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이 부족해지자 '8월풀'이라는 대체재가 등장했다. 8월풀은 국화과 여러해살이 식물로 북한전역에 분포하는데 당분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탈북자는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당시에는 8월풀을 넣어만든 벽돌과자라는 것도 있었다"면서 "우유나 버터, 계란 같은 부자재 함량이 부족해 이빨이 상할 정도로 딱딱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