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20년 아성 신라면, 턱밑까지 추격한 진라면

[MT리포트]20년 아성 신라면, 턱밑까지 추격한 진라면

정혜윤 기자
2018.11.02 04:00

[위기의라면②]봉지라면 브랜드 점유율 신라면 16.9%, 진라면 13,9%로 3%p 격차

[편집자주] "라면 먹고 갈래?" 2001년 개봉한 영화 '봄날은 간다'에 나온 대사다. 지금까지도 이 대사는 작업 멘트의 정석이 됐다. 86아시안게임 육상3관왕에 오른 임춘애 선수는 "라면만 먹고 뛰었다"는 인터뷰로 '라면 소녀'가 됐다. 2013년 실력파 혼성듀엣 '악동뮤지션'이 내놓은 '라면인건가'는 친근한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임춘애부터 악동뮤지션까지 오랜기간 국민식품 자리를 차지해왔던 '라면'이 정체 상태를 지나 역성장하고 있다. 건강식, 간편식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라면 위기설을 짚어봤다.

#. 20년간 라면은 '신라면'만 고집해왔던 직장인 김모씨(34)는 최근 장을 보러 집 앞 마트에 갔다가 고민에 빠졌다. 우유, 채소 등 치솟는 물가 때문에 라면도 비슷한 맛의 저렴한 라면으로 바꿔볼까 했던 것.

신라면 5개 묶음이 3450원, 진라면 5개 묶음은 285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 번 먹어보자는 생각에 '진라면'을 집어든 김씨는 그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과 '갓뚜기' 이미지로 그 뒤를 쫓고 있는 오뚜기의 점유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5%에 달했던 농심 라면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지난해 51.8%로 줄었다. 14% 대였던 오뚜기는 25.7%까지 오르며 추격을 지속하고 있다.

출시 이후 라면 점유율 1위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농심 신라면도 오뚜기 진라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라면 브랜드 점유율은 신라면 16.9%, 진라면 13.9%를 기록했다. 봉지 라면만 기준으로 한 수치지만 2009년 농심 신라면 25.6%, 오뚜기 진라면 5.3%로 20%포인트 넘게 차이 나던 점유율이 9년 만에 3%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오뚜기의 경쟁력은 '착한 가격'에 있다. 오뚜기는 '똑같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는 경영이념에 따라 2008년 이후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맛은 유지하는 반면 패키지는 새롭게 리뉴얼했다. 지난 9월 스페인 화가 '호안미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패키지를 변경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더했다.

앞으로도 오뚜기는 착한 가격은 유지하되 제품 패키지 변화 등으로 변화를 줄 계획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신제품 라인업 구축에 집중키로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출시해 반응이 좋은 쇠고기 미역국 라면 등을 비롯해 다양한 라면 출시로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1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 농심은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탄탄한 스테디셀러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맛·패키지 디자인 업그레이드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농심 점유율은 53.9%다. 농심은 봉지 라면보다 용기 라면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용기라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용기면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용기면 투자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봉지라면 매출은 2015년 대비 0.8% 증가한 반면 용기면 매출은 1인 가구·편의점 증가 영향으로 20.1% 늘었다. 농심이 주력 브랜드인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용기면의 새로운 유행을 끌어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농심은 동시에 해외 수출도 공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농심 중국 매출은 전년대비 17% 늘어난 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농심은 올해 2억 8000만달러를 기록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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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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