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로 꼽힌다.
29일 오전 11시 찾은 서울 을지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평소와 달리 여유가 있었다. 중국 춘절(春節·중국 설) 연휴 직전 중국 따이궁(代工·대리구매상)으로 발 디딜 틈 없던 면세점도 이날만큼은 한산했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고객이 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던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면세점 직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지금은 춘절 연휴 중이라, 오히려 따이궁들이 고향에 돌아갔기 때문에 덜 붐비는 것 같다. 원래 춘절 연휴와 직후에는 오히려 고객이 적다"며 "바이러스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면세점에서 액세서리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 A씨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안전하게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손소독제도 곳곳에 비치돼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마스크를 벗지 않고 고객을 응대했고, 근무 중간중간에도 손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세척했다. 면세점 곳곳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수칙' 관련 안내문도 설치돼있었다.
이는 지난 24일 롯데면세점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발열 체크를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매장 내 손소독제 배치 확대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롯데면세점은 이날 중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까지 설치할 예정이다.

이 같은 면세점 측의 초비상 대응에 오히려 고객들은 안심한 모습이었다. 고객들 다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일부는 마스크를 벗은 채 여유있게 쇼핑을 즐겼다.
중국 저장성 남부의 원저우에서 5일간 서울로 쇼핑 관광을 온 관광객 예모씨(21)는 "마스크가 주머니에 있는데, 여기 직원들이 모두 바이러스에 잘 대응하고 있어 안심하고 벗었다"며 "중국에선 늘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만 한국은 오히려 안전하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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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 고객 역시 마찬가지였다. 딸과 함께 면세 쇼핑을 온 김모씨(55)는 주머니에 넣어둔 마스크를 보여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워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면세점에 올까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마스크를 쓴 채 면세점을 찾았는데, 오히려 와보니 안전하게 느껴져 마스크를 벗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각보다 중국인 관광객도 많지는 않고, 직원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라며 "다만 중국인이 보이면 다시 마스크를 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9시 기준 이날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다수 신고됐다. 전날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으로 이중 4명이 확진됐고 15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었다. 나머지 97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해제됐다. 최근 14일 이내 우한 공항에서 온 입국자는 3023명으로 질병관리본부는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