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성희 쎄레뜨 대표이사…CJ오쇼핑 상생 중소 협력업체

2020년 2월1일. CJ오쇼핑에서 엣지(A+G) 판초 후드 니트가 단 40분 만에 2만 세트 팔려나갔다. 단시간 방송에 특정 옷이 1만 세트 팔려나가는 것도 드문 일인데 무려 2만 세트 주문이 단박에 들어온 것이다. 주문금액은 13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한창이던 이 때 홈쇼핑에서 패션 대박 신화를 쓴 주인공은 백성희 쎄레뜨 대표(59·사진). 백 대표는 40년간 옷을 만든 '의류 장인'이다. 1980년대 초반 서울 신월동에서 영세한 의류 공장을 시작했다. 30년을 무명으로 옷을 만들며 코오롱 동일레나운 등에 여성·남성의류 골프웨어 등 가리지 않고 납품했다. 공장이 수 차례 부도나고 망하길 거듭했지만 옷이 좋아서, 옷을 포기하지 않았다.
백 대표는 "1996년도에 납품하던 브랜드가 부도나서 돈을 못 받고 공장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정도로 위기였지만 결국 남은 재주는 옷 만드는 것밖에 없어, 버티고 또 버텨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2011년 50살이 되던 그 해 백 대표는 지금의 쎄레뜨를 창업했다. 다시 한 번 옷으로 재기하고 싶어서였다. 2000년대 이후 패션업계에는 홈쇼핑 바람이 불었지만 백 대표는 홈쇼핑을 믿지 않았다.
"누가 옷을 입어보지도 않고 사겠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홈쇼핑을 보는데 제가 생각하는 100만원대 옷이 30만원대 가격으로 너무 잘 팔렸어요. 어떻게 저 가격이 가능할까? 왜 이렇게 잘 팔릴까? 홈쇼핑에 옷을 팔아야겠다고 결심했죠."
그 때부터 다양한 홈쇼핑에 옷을 팔기 시작했고 2017년 브랜드 펠틱스를 CJ오쇼핑에서 판매해 성공의 첫 발을 디뎠다. 이어 자체 브랜드 엣지(A+G)를 출시하고 CJ오쇼핑과 독점 계약한 칼라거펠트 파리스(KARL LAGERFELD PARIS) 니트 의류를 만들며 백 대표가 50대 후반이 돼서야 쎄레뜨의 의류 사업은 꽃이 폈다.
쎄레뜨의 주 고객은 40~50대지만 백 대표는 20대가 입어도 괜찮은 디자인을 추구한다.
"저도 옷을 입을 때 30대, 40대의 옷을 입고 싶거든요. 그런 마음을 디자인에 반영하되 50대가 입었을 때 불편하지 않게 편안한 착용감을 살리렸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같이 입어도 손색이 없는, 30년을 아우르는 옷을 만드는 거죠."

엣지의 대박제품 판초 후드 니트는 그렇게 탄생했다. 니트 소재로 많이 쓰이는 아크릴 중에서 상급 원단을 써 캐시미어와 유사한 촉감을 구현했고 판초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체형을 커버했다. 뒤에 달린 후드는 젊은 느낌을 한껏 살려준다. 이 제품은 2018년 가을 출시 후 CJ오쇼핑 누적 주문금액만 350억원에 이른다.
독자들의 PICK!
그가 말하는 쎄레뜨 디자인의 핵심은 '2%의 차별화'다. 단가가 높더라도 2%를 포기하면 안된다는 것. 같은 원단이라도 상급을 쓰고, 단정한 마감은 물론 단추 등 부속품도 싼 것을 쓰지 않고 입었을 때 몸의 움직임도 섬세하게 살핀다. 당장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2%'에서 판가름날 고객 만족이다.
"패션 트렌드는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옷의 낀 거품이 빠지면서 저렴한 예산으로도 고급스러운 패션을 연출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매년 새 옷을 사도 아깝지 않은 가격에 너무 괜찮은 옷을 만드는 것. 그것이 쎄레뜨의 비결입니다. "
◇쎄레뜨=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니트 의류를 제작하는 중소기업. 30여개 홈쇼핑 패션 브랜드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했다. CJ ENM 오쇼핑부문 ‘에셀리아’, ‘키스해링’, ‘엣지’, ‘다니엘크레뮤’ 등 대표 의류 브랜드를 함께 진행했다. 히트 제품으로는 ‘엣지’ 판초 후드 니트와 ‘칼라거펠트 파리스’ 니트 의류 세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