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형마트·백화점 미운털?" 서울시 담당자도 모르는 긴급생활비 사용처

[단독]"대형마트·백화점 미운털?" 서울시 담당자도 모르는 긴급생활비 사용처

이재은 기자
2020.05.07 16:35
[서울=뉴시스]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2동 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야외 부스에서 주민들이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 관련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양천구 제공)  2020.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2동 주민센터 앞에 설치된 야외 부스에서 주민들이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 관련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양천구 제공) 2020.04.16. [email protected]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는 소상공인을 살리자는 목적에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대형 e커머스업체에서 사용이 가능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e커머스에 입점한 업체들 중 주소지가 서울인 업체들에서만 결제가 되므로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7일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받은 다수 시민이 게시한 글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e커머스에서 '제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이는 당초 서울시의 설명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서울시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시민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30일부터 중위소득 100%이하 191만 가구 중 정부지원을 받는 73만 가구를 제외한 총 117만7000가구에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30만~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접수된 날로부터 7일 이후 모바일 서울사랑상품권 또는 선불카드로 지급된다. 이 같은 재난긴급생활비는 서울내 식당, 마트, 편의점 등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소상공인을 돕자는 의미에서 대형마트(이마트·롯데마트·킴스클럽·코스트코 등), 백화점(롯데·현대·신세계·AK·NC백화점 등) 등에선 사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매출이나 거래액면에서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맞먹을 정도로 성장한 쿠팡, G마켓, 11번가, 티몬 등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e커머스업체에서의 결제는 가능하기 때문에 앞서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당초 서울시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온라인 결제를 열어뒀다"면서도 "사업자의 주소지가 서울시여야만 결제 가능하게 해뒀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대형 e커머스 입점 업체들의 경우 개인사업자이므로 소상공인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도 말했었다.

또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자등록증을 채취해서 소재지가 서울에 있는 것만 (선불카드 담당사인) 신한카드사가 결제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e커머스에선 △각 e커머스가 '사입'해서 판매하는 상품 △해외 직구 상품 △사업자의 주소지가 서울시가 아닌 상품 등이 결제되고 있었다.

지난 5일 시민 A씨는 "서울시 긴급재난생활비를 선불카드로 받고 온라인 결제를 했다"며 "쿠팡 로켓직구로 쏜리서치 영양제를 샀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상품가격 2만6770원에 배송비 5000원 총 3만1770원을 결제했다며 '신한기프트승인' 문자까지 인증했다.

이 영양제의 판매자는 '쿠팡글로벌 유한회사'(Coupang Global LLC)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회사로, 국내 쿠팡과 제휴해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가 '서울에 주소지를 둔 입점업체'에서만 결제된다는 서울시의 설명과는 다르다.

지난달 20일 또 다른 시민 B씨는 서울시 긴급생활비 선불카드로 쿠팡에서 '코스모스제과 멀티버스 과자세트'를 로켓배송으로 구입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는 쿠팡이 사입해 쿠팡맨을 통해 배송하는 사입 유통 형태 상품이다.

이에 대해 한 e커머스 관계자는 "'판매자의 서울 주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상품이 결제가 되고 있다"며 "서울 주소지 판매자만 가려낼 기술적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

한 카드업체 관계자는 "각 e커머스 안에 입점한 업체들을 결제단계에서 가려낼 기술은 현재로선 없다"며 "쿠팡과 11번가 등은 본사의 소재지가 서울이어서 긴급생활비 선불카드 결제가 가능했던 것이고, 네이버쇼핑은 본사가 성남 분당이어서 불가능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e커머스에선 '서울시 주소지'든 아니든 아무 제한없이 결제가 되는 셈인데, 서울시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의 결제만 막음으로써 결국 e커머스에 특혜를 준 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결제상 오류에 대해 알게된 서울시 관계자는 "카드사와 소통 미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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