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나도 1억이면 화장품 CEO"...뷰티산업, 달라진 '게임의 법칙'

유통업체, 제약업체 등 화장품 산업에 뛰어드는 플레이어들이 늘어나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빅 2 화장품업체들은 적극적인 방어 태세에 돌입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면세 채널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직격탄을 맞은 이들 업체는 장기간 쌓아 온 브랜드 파워와 R&D(연구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레드오션에 진입한 화장품 시장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전세계 처음으로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국내에서 시행됐다. 맞춤형 화장품제도는 자격 시험을 통과한 조제관리사가 개인의 피부상태, 선호도 등을 반영해 개인별 진단결과에 맞는 화장품을 소분하거나 혼합하고 다른 원료를 더해 만들어 판매하는 제도다. 정체되고 있는 화장품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시범사업부터 뛰어들며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11월부터 5개월 동안 아이오페 랩에서 3D 마스크와 개인 맞춤형 세럼을 체험하는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데 이어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정식 시행되면서 서울 명동에 '아이오페 랩'을 재개장하면서 '맞춤형 3D 마스크'를 공식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은 CNP에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시범운영한 바 있다.
맞춤형 화장품의 경우, 초기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제관리사 등 전문 인력 양성과 원료 개발, 확보, 제조 기기 등 설비도 갖춰야 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맞춤화, 디지털화, 고급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본격화될 경우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투자, 기기, 제품 개발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그동안 꾸준히 강조해 온 '초격차' 경쟁력 역시 같은 맥락이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투자 없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한다.

중국 시장, 특히 면세 채널이 실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 동시에 코로나19는 온라인, 언택트 소비 등 채널 전략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채널 전략이 늦었던 아모레퍼시픽도 오프라인 채널 구조조정과 디지털 채널 대응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에서는 럭셔리 중심의 라인업을 확충하며 기존 브랜드력을 강화하고 있다. 브랜드 신뢰도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고객들의 취향이 쉽게 바뀌는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확실하게 고객 충성심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후 브랜드 외에 숨과 오휘의 럭셔리 라인을 강화하면서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고가라인 출시에 이어 신규 브랜드인 시예뉴를 론칭했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더마코스메틱 등 핵심 브랜드 확충도 경쟁력 강화의 한 축이다. 특히 LG생활건강은 CNP(차앤박)에 이어 글로벌 브랜드 '피지오겔'을 인수하며 핵심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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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화장품 산업의 진입은 매우 쉽지만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은 장기간 구축한 마케팅 노하우와 기술력, 다양한 브랜드가 있고 화장품 업황의 부침에서 살아남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화장품 산업에서 성공하는 건 쉬울지 몰라도 장기간 살아남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