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광고 감독으로 데뷔시켜

"'국민맥주'로서 대한민국 중심에 있는 진짜 보통사람들 얘기를 전해주고 싶었어요."
자동차 정비공, 고시생,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요리사. 묵묵히 땀 흘리며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마지막에 이들은 지인과 시원한 '카스' 맥주 캔·병을 부딪히며 고단한 하루를 달랜다. 이어 문구가 나온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도 일상의 소중함을 지키는 모든 분들의 땀에 카스의 응원을 보냅니다.'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COVID-19)로 지친 국민들을 응원하는 오비맥주의 광고다. '해운대' '국제시장' 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윤제균 감독의 첫 광고로 지난달 공개됐다. 여태껏 화려한 연예인들이 등장해 맥주잔을 부딪히며 짜릿함을 외치던 것과 사뭇 다르다.
그래서인지 잔잔한 울림을 준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아래엔 "맥주 광고 보고 울컥하기는 처음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의 모습을 너무 잘 그려낸 거 같습니다. 웃음이 지어지는 광고네요." 등 댓글이 달려있다.

이를 기획한 이는 24년 경력의 '술 마케터' 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50)이다.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에서 만난 유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정부가 여름 휴가를 자제해달라고 한 상황에서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마케팅이 의미 있을 거라 생각해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을 섭외한 그는 "땀 흘리며 일하는 일반인들 얘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분을 고민하다 윤 감독님과 연이 닿았다"며 "감정을 울릴 수 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다며 제안을 수락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30대 초반의 고시생으로 보이는 한 소비자가 광고를 본 뒤 본인 얘기인 줄 알고 눈물이 났다면서 장문의 글을 남긴 것을 봤을 때는 보람찼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 시국 속 응원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엔 영업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응원 캠페인 '싹투어'를 전개했다. 소상공인 매장을 카스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해주는 것이다. '투명병' 카스 출시 이후인 지난 4월엔 배우 윤여정을 통해 투명하게 자기다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응원 메시지도 전달했다. 주류업계에서 70대 여성을 모델로 쓰는 첫 사례이기도 했다.
유 부사장은 "공감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해야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업황이 좋지는 않지만 투명병 '올 뉴 카스'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닐슨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가정용 맥주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 카스 점유율이 약 38%로 1위였다. 제조사별로도 오비맥주 점유율이 약 53%로 1위였다.
카스를 200년 이상의 글로벌 장수 브랜드로 키우는 게 유 부사장의 목표다. 1997년 오비맥주 모회사였던 두산 씨그램으로 입사한 뒤 디아지오 부장, 하이네켄 몽골 사장직 등을 맡다가 지난해 5월 오비맥주로 돌아온 그는 "1994년 출시 후 27살이 된 카스가 소비자와 함께 진화하며 100~200년 가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면서 "진정성을 갖고 소비자와 함께 하는 카스 브랜드를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