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B/U 마케팅실장

"'풀체인지'(full change·완전 변경)를 맞아 언팩쇼(Unpacked Show·최초공개) 엽니다."
지난 3월 초 GS리테일의 발표에 유통업계가 어리둥절해 했다. 풀체인지는 주로 자동차 업계에서, 언팩쇼는 주로 휴대폰 등 전자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GS리테일은 삼각김밥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며 신상품을 이런 방식으로 홍보했다.

지난 3월 공개된 '그냥, 니 생각대로 살아'와 '가장 완벽한 삼각이 되다' 등 삼각김밥 풀체인지 광고도 유튜브에서 약 100만뷰를 기록했다.기존 유통업계 광고와 달리 유명 스포츠 브랜드나 휴대폰 브랜드 광고처럼 세련된 이미지를 내세우며 흥미를 끈 덕분이다.
이 광고를 주도한 이가 이정표 GS리테일 플랫폼B/U 마케팅실장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 뒤 마케팅 통합 컨트롤타워를 만들었다. 즉 지난해 12월 마케팅실을 신설하고 50여명을 배치했다. 제일기획 출신으로 SK플래닛, CJ그룹, LG전자를 거치며 주요 전략 브랜드를 육성한 마케팅 전문가 이정표 실장이 수장으로 낙점됐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그를 만났다.

이 실장은 "기존에 유통사들은 할인 위주의 일회성 행사를 주로 열어왔지만, 이는 지속적인 충성고객 마련에 효과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 소비층인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하려면 이들의 감성에 맞게 다가가야 한다고 판단해 '밸류웨어'에 초점을 두고 GS리테일의 마케팅을 벌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웨어'는 이 실장이 만든 마케팅 용어로 근본적 능력(하드웨어, 소프트웨어)도 신경 쓰지만 무엇보다 가치(밸류)를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가치를 부여하는 마케팅을 해 고객들이 GS리테일 브랜드 자체에 충성도가 쌓게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밸류웨어'에 따라 이 실장은 올해 삼각김밥 풀체인지, 삼김이 NFT 등의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는 "삼각김밥 풀체인지의 경우 그동안 업계는 모두 조금씩 삼각김밥을 업그레이드 시켜왔는데 이를 한번에 집약해서 바꾸면서 '풀체인지 캠페인'을 펼쳤고, 소비자에게 세련된, 고급스러워졌다는 이미지를 줬다"고 말했다. 보통 유통업체들은 이 경우 '떡갈비가 한 장 더 들어갔다' '내용물이 풍부해졌다' 등의 광고를 한다. 하지만 GS리테일은 이 같은 광고 대신 패키지부터 내용물까지 모두 변했다는 인식을 줬고 이 전략이 통했다. 실제 삼각김밥 매출은 전년보다 20% 이상 신장해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삼김이 NFT' 역시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마케팅이다. 지난 3월 GS리테일은 삼각김밥을 캐릭터한 '삼김이'를 활용해 NFT 작품 3333개를 발행했다. 삼각김밥을 자주 산 고객들을 중심으로 희귀도를 고려해 프리미엄NFT 3000개, 유니크NFT 300개, 레어NFT 30개, 슈프림NFT 3개 등 4개의 작품 등급으로 나눠 고객에게 증정했다.
독자들의 PICK!
이 실장은 "보통 NFT는 바로 현금화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은데, '삼김이 NFT'는 이를 가진 고객들에게 꾸준히 삼각김밥, 모바일상품권, 와인셀러, 페스티벌 초대권 등을 제공해 지속적으로 NFT를 소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NFT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 경품이벤트 맥락인 데 반해 GS리테일은 충성고객 확보에 중점을 둔 게 다르다고 했다.
이 실장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고객들은 계속 '삼김이 NFT'를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되고 삼각김밥 교환이나 모바일상품권 사용 등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도 방문하는 효과를 낸다"며 "O4O(online for offline)를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마케팅실은 1차 삼김이 NFT 증정에 이어 2~4차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향후 삼김이 스토리를 만들어 세계관을 구현해 삼김이 NFT의 소장욕구를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실장의 궁극적 목표는 GS리테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임으로써 락인 효과(Lock in·자물쇠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 실장은 "GS리테일은 편의점, SSM(기업형슈퍼마켓), 퀵커머스, 홈쇼핑, e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가치를 줌로써 소비자가 GS리테일을 계속 찾게 할 것이고, 이를 통해 GS리테일 생태계 안에 고객을 락인시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