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새벽배송..소비자도·택배기사도 "금지 안돼"

일상이 된 새벽배송..소비자도·택배기사도 "금지 안돼"

김민우 기자
2025.11.22 09:20

[MT리포트]새벽배송 10년, 존폐 기로②"심야배송 중단하면 누가 불편해지나"..택배기사 93%·소비자 64% '반대'

[편집자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중심으로 국내 유통 시장 판도를 바꾼 '새벽배송' 시스템이 10여년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민주노총이 최근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심야(0~5시) 시간대 배송 전면 금지를 제안하면서다. 새벽배송이 더욱 발전시켜야 할 유통 혁신인지, 택배 근로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축소해야 할 시스템인지 머니투데이가 들여다봤다.
새벽배송 관련 쿠팡 기사들의 의견/그래픽=윤선정
새벽배송 관련 쿠팡 기사들의 의견/그래픽=윤선정

쿠팡의 심야배송(0~5시)을 둘러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민주노총(이하 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가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배송을 금지해야 한다"며 '심야노동 철폐'를 들고나오자, 쿠팡은 "심야배송은 이미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고 물류 효율성 측면에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벽배송 금지 논의는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주도로 출범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민노총과 택배노조가 심야 노동 개선을 이유로 제안한 뒤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민노총 택배노조는 "심야배송 강도와 위험이 과도하다"면서 '심야노동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쿠팡의 배송을 담당하는 위탁 기사들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쿠팡 위탁 택배기사 약 1만명이 소속된 택배영업점 단체 '쿠팡파트너스연합회(CPA)'가 소속 기사 2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3%가 민노총의 '심야배송 금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쿠팡도 심야배송의 필요성을 물류 구조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오전 7시까지 도착하는 '새벽배송' 물량은 특정 권역에 집중돼있어 밀집도가 높고, 심야 시간대 배송도 낮보다 교통환경이 안정적이어서 동선 낭비가 적은데다 작업 효율이 20% 이상 높단 것이다. 기사 입장에서도 동일한 시간 대비 배송 건수가 늘며 주간 대비 1.5~2배 수준의 수익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단게 쿠팡측 입장이다.

실제 설문 결과에서도 심야배송의 장점으로 '주간보다 교통혼잡이 적고 엘리베이터 사용이 편하다(43%)'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수입이 더 좋다(29%)', '주간에 개인시간 활용 가능(22%)', '주간 일자리가 없다(6%)'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응답자의 70%는 "야간배송을 규제하면 다른 야간 일자리를 찾겠다"고도 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노총)도 "새벽 배송 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실적으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이 있고 또 새벽 배송이 꼭 필요한 소비자층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CJ대한통운(110,000원 ▼1,900 -1.7%)·한진(19,300원 ▼30 -0.16%) 등에 속한 일반 택배기사 6000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비노조택배연합측도 적은 교통량과 짧은 이동시간, 낮은 업무강도 등의 장점으로 새벽배송이 택배기사에 유리해 민노총 입장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상태다.

이에 대해 민노총은 "새벽 배송 전면 금지를 주장하지 않았다"며 "오전 5시 출근조가 긴급한 새벽 배송을 담당하는 안을 제시했을 뿐"이라고 한발짝 물러섰다. 하지만 쿠팡은 민노총이 주장하는 0~5시 배송금지 자체가 곧 새벽배송 금지라고 선을 그었다. 택배기사가 적재된 물량에 따라 100~200가구 이상 돌아다니는데 2시간만에 고객을 찾아 배송하는 구조는 불가능하단 지적이다.

민노총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 택배기사의 하루 평균 다회전 횟수는 2.3회, 캠프와 배송지를 오가는 거리는 평균 35.5km로 평균 1시간18분이 걸린다. 오전6시면 차량 이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서울과 경기권에선 7시 이전 배송이 사실상 불가능하단게 쿠팡측 분석이다.

일각에선 "굳이 오전7시까지 배송을 반드시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다.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제외한 나머지는 새벽배송이 필요하지 않단 측면에서다. 하지만 이마저도 소비자 인식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1%가 '심야배송이 중단되면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식자재를 새벽에 공급받아 영업을 준비하는 중소상공인은 물론 시간 활용에 제약이 큰 워킹맘·1인 가구 등 많은 소비자가 새벽배송에 의존하고 있단 의미다.

쿠팡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반드시 필요한 물품 역시 소비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데 그것을 특정하고 제한하는 것 자체가 서비스 품질을 낮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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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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