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먹긴 틀렸다, 만들어먹자"...'두쫀쿠 김장'을 아시나요

"사먹긴 틀렸다, 만들어먹자"...'두쫀쿠 김장'을 아시나요

하수민 기자
2026.01.25 05:10

[MT리포트]'K두바이'에 빠진 대한민국②사회적 활동으로 진화한 '두쫀쿠' 열풍

[편집자주] 대한민국 외식업계가 낯선 중동 나라의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에 빠졌다. 현지에도 없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가 등장하더니 소금빵, 붕어빵을 넘어 김밥에까지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가 침투했다. 품귀현상에 두쫀쿠 성지를 망라한 '두쫀쿠 맵'이 등장하고 주요 식품기업은 앞다퉈 유사 제품을 출시하며 인기에 올라탔다. 단순 간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 현상으로 진화한 'K두바이' 열풍을 통해 국내 외식업계의 성공 공식을 살펴보고 '포스트 두바이'의 조건을 짚어봤다.
두쫀쿠 열풍, 이렇게 확산됐다/그래픽=김현정
두쫀쿠 열풍, 이렇게 확산됐다/그래픽=김현정

#직장인 박모씨(28)는 최근 주말 친구들과 모여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만들기를 기획했다. 두쫀쿠 완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원재료를 구매해 한 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나눠 먹기로 한 것이다. 피스타치오를 하나하나 까고, 카다이프면을 볶아 식감을 살린 뒤 마시멜로와 초콜릿을 섞는 전 과정을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했다. 반나절 동안 이어진 작업 끝에 두쫀쿠 40개가 완성됐다.

박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먹어보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손이 정말 많이 갔다"며 "그래도 여럿이 모여 수다를 떨며 하다 보니 힘들기보다 이벤트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두바이 초콜릿에서 시작된 두쫀쿠 인기가 이어지면서 완제품을 구매하는 대신 직접 만들어 나눠 먹는 소비 방식이 등장했다.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과 노동이 필요한 디저트란 점에서 혼자 소량으로 만들기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한 번에 제작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쫀쿠 김장'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손질, 카다이프면 조리, 재료 배합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완성된다. 조리 난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온라인상에선 제작 순서와 주의점을 공유하는 글도 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재료 구매 단계부터 역할을 나누거나 아예 제작 날짜를 정해 모임 형태로 진행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이같은 흐름이 더욱 잘 보인다. 인스타그램 기준 20일 현재 '#두바이쫀득쿠키' 해시태그 게시물은 7만2000여 개, '#두쫀쿠' 해시태그는 6만2000여개 를 넘어섰다. 완성된 쿠키 사진부터 제작 과정, 대량 생산 장면, 실패와 재도전 후기를 담은 사진도 있었다. #두쫀쿠만들기' '#두쫀쿠김장' 등 제작 과정에 초점을 맞춘 해시태그도 함께 증가하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

한 누리꾼이 올린 두바이쫀득쿠키 김장 후기 게시물. /사진=X(구 트위터) 갈무리
한 누리꾼이 올린 두바이쫀득쿠키 김장 후기 게시물. /사진=X(구 트위터) 갈무리

온라인상의 관심은 오프라인 체험으로도 이어진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두쫀쿠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잇따라 개설됐다. 네이버 등 예약 플랫폼에선 잠실·홍대·송파·수원·부천 등에서 열리는 클라스를 확인할 수 있다. 수업 한번에 여러 개의 두쫀쿠를 직접 만들어 가져가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참가비는 대체로 2만~8만원대다. 입소문이 난 클래스의 주말 일정은 순식간에 마감된다.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카다이프면 등 수입 재료를 사용해 완제품 기준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두쫀쿠 김장족은 재료를 공동 구매해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던다. 무엇보다 제작 경험과 참여 자체가 소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전문가들은 두쫀쿠 김장 현상을 최근 소비 방식 변화의 단면으로 본다.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새로운 디저트가 등장과 소비자가 제작 과정에 참여하려는 흐름이 결합된 사례"라며 "완성된 상품을 구매하는 데서 벗어나 만들고 체험하는 과정 자체를 소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스타치오 등 고급 수입 재료를 사용하는 두쫀쿠는 '스몰 럭셔리 디저트'로 분류되지만 MZ세대는 고가 소비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재료를 함께 준비하고, 만들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비용 부담을 나누는 동시에 경험과 관계를 함께 소비하는 특징이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이어 "제작 과정이 콘텐츠로 기록되고 공유되면서 음식 소비를 넘어 사회적 활동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디저트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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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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