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음은 '로봇 관절'…대동기어 "2030년 매출 1조 목표"[리얼로그M]

전기차 다음은 '로봇 관절'…대동기어 "2030년 매출 1조 목표"[리얼로그M]

이병권 기자
2026.02.05 12:00
[편집자주]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대동기어 주요 부품 사업 및 목표/그래픽=이지혜
대동기어 주요 부품 사업 및 목표/그래픽=이지혜

지난 4일 방문한 경남 사천 대동기어(19,730원 ▲140 +0.71%) 1공장. 대동기어는 '농슬라'(농기계의 테슬라)로 유명한 대동의 부품 전문 계열사다. 생산 라인마다 레일을 따라 기어·부품들이 일정한 속도로 이동했다. 레일 옆으로는 기어의 톱니를 연삭하는 가공 설비들이 빽빽하게 늘어섰다.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와 작업 중인 기계 소리가 공장 전체에 낮게 깔렸다.

그중에서도 안쪽 깊숙이 분리된 공간이 눈에 띄었다. '전기모터의 심장'인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 생산 라인이다. 일반 가공 라인과 달리 이 구역은 미세한 분진까지 통제되는 '클린룸'으로 가동된다. 다음달부터 생산을 시작하는데 대동기어는 동일 라인 추가 계획도 갖고있다.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는 전기차 전기모터의 고속 회전과 고출력 전달, 저진동·저소음(NVH)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부품이다. 조금만 어긋나도 모터에서 잔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 대동기어가 부품 가공을 넘어 고정밀 회전체 조립과 품질 관리 영역까지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신호로 읽힌다.

대동기어 1공장에 구축된 클린룸 내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 생산 설비가 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는 전기모터 내부에서 회전 토크를 직접 생성해 그 힘을 출력축으로 전달하며 전기차 구동 성능과 정숙성을 좌우하는 전기모터의 핵심 부품이다. /사진제공=대동기어
대동기어 1공장에 구축된 클린룸 내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 생산 설비가 가동을 기다리고 있다.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는 전기모터 내부에서 회전 토크를 직접 생성해 그 힘을 출력축으로 전달하며 전기차 구동 성능과 정숙성을 좌우하는 전기모터의 핵심 부품이다. /사진제공=대동기어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 생산라인은 대동기어가 꺼내든 미래 먹거리 '로봇 부품 사업'의 전략적 거점이다. 피지컬 로봇의 관절을 구동하는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기어·샤프트 등이 결합된다. 이 가운데 모터의 회전력을 실제 움직임으로 바꿔주는 핵심이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가 포함된 회전체다.

이날 대동기어는 로봇 액추에이터 시제품 개발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서종환 대동기어 대표이사는 "대동기어가 가장 잘 하는 건 구동부 하드웨어"라며 "산업형 물류로봇에 들어갈 액추에이터 개발을 생각하고 있고 단계적으로는 휴머노이드형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중요한 건 설계와 기술 검증, 시장성과 시제품 생산 능력"이라며 "단기적인 성과보다 기존 역량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국내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 축적도가 있는 중국 업체와의 기술적 제휴 가능성도 내비쳤다.

2030년 연매출 1조원 목표…"전동화 부품이 70% 차지할 것"
대동기어 1공장 내 아웃풋 샤프트 서브 어셈블리 생산 라인. 아웃풋 샤프트 서브 어셈블리는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인 부품이며, 대동기어는 3차원·조도·형상 측정기 등 다수의 품질 측정 장비와 전문 검사 인력 운영을 통해 불량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영상=이병권 기자
대동기어 1공장 내 아웃풋 샤프트 서브 어셈블리 생산 라인. 아웃풋 샤프트 서브 어셈블리는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인 부품이며, 대동기어는 3차원·조도·형상 측정기 등 다수의 품질 측정 장비와 전문 검사 인력 운영을 통해 불량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영상=이병권 기자

대동기어가 로봇 액추에이터 개발을 결정한 이유는 전기차 부품 수주를 통해 쌓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동기어는 로터 샤프트 어셈블리뿐만 아니라 현대차 대형SUV 하이브리드에 적용되는 리어 선기어,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 PV5에 탑재될 아웃풋 샤프트 서브 어셈블리 등을 사천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대동기어의 전동화 부품 생산력은 수주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말까지 수주잔고는 약 1조7000억원인데 이중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대만 합작으로 설립된 전기차 업체 '시어(Ceer)'에 공급하는 수주 규모만 약 7000억원이다. 10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이번 수주에 대해 서 대표는 "회사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수주"라고 말했다.

대동기어는 지속적인 수주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공언했다. 전기차·하이브리드 부문에서만 연 평균 약 35% 성장하는 수준이다. 올해 추가 수주 물량 생산력(CAPA)과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해 350억원 투자도 예정됐고 이르면 올 연말부터 유휴부지 1만평에 제3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대동기어 2공장에서 조립된 트랙터 미션의 모터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립된 미션이 완벽히 구동되는지 검증하는 공정으로 최대 26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시켜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한다. /영상=이병권 기자
대동기어 2공장에서 조립된 트랙터 미션의 모터링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립된 미션이 완벽히 구동되는지 검증하는 공정으로 최대 2600rpm(분당회전수)까지 회전시켜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한다. /영상=이병권 기자

바로 옆 2공장에서는 대동기어의 '기초체력'인 트랙터 미션 조립이 이뤄지고 있었다. 차동기어와 브레이크·차축이 결합된 미션은 실제 구동 조건을 재현한 '모터링 검사'와 고성능 카메라 '비전 검사'를 거친다. 올해 한 미국 농기계 기업과 710억원 규모 농기계 미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첫 해외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에도 나선다.

대동기어는 대동에 의존하고 있는 농기계 부품사로 고착화된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동기어를 농기계 부품회사로만 본다"라며 "모그룹 대동 캡티브 의존도를 낮추고 논캡티브 수주를 늘려 2030년까지 대동을 제외한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은 분명 존재하지만 수년내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브리드가 향후 5년은 더 끌고 갈 것이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늘린 EREV 부품 양산을 확대해 하이브리드 부품으로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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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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