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공장 옆에 폐기물 시설?"...30년 청정지역 '청주 현도산단' 갈등

"소주·맥주공장 옆에 폐기물 시설?"...30년 청정지역 '청주 현도산단' 갈등

정진우 기자
2026.03.18 15:07

충북 청주 현도산단 입주한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폐기물 시설' 집행정지 기각에 항고

폐기물 선별장 모습/사진=독자 제공
폐기물 선별장 모습/사진=독자 제공

충북 청주시가 현도일반산업단지 내 식품공장 인근에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건설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하이트진로(16,990원 ▲190 +1.13%)와 오비맥주 등 현도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되면서다. 청주시는 환경 영향이 제한적이란 입장이지만, 기업들은 30년 이상 운영해 온 공장 제조 환경과 브랜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현도산단 입주 기업들은 충북도의 산업단지 계획 변경 승인 효력 정지를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다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번 갈등은 산업단지 용도 변경 이후 식품 제조공장과 약 500m 거리 내에 폐기물 선별시설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으로 구성된 입주기업협의체는 폐기물 시설 인접 생산이란 인식이 형성될 경우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체는 특히 위생 관리 측면에서의 부담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공장은 원료 관리부터 생산과 보관,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며 'HACCP'(해썹)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폐기물 선별장이 인근에 들어설 경우 분진과 악취, 해충 등 외부 오염 요인이 유입되면서 기존 위생 관리 체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근로자 기숙사 바로 옆에 위치한 폐기물 시설 예정지/사진=독자 제공
하이트진로 근로자 기숙사 바로 옆에 위치한 폐기물 시설 예정지/사진=독자 제공

특히 하이트진로 기숙사가 해당 부지와 인접해 있어 생산 현장뿐 아니라 주거 환경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의체는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적절히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식품 제조시설과 근로자 기숙사가 함께 위치한 산업단지 내부에 폐기물 선별장을 설치하면서도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기업들은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 추진 과정 전반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충북이 지난해 4월 현도산단 사업시행자를 기존 하이트진로·오비맥주에서 청주시장으로 변경한 조치를 두고 협의체는 관련 법령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입주 기업 관계자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은 산업단지 개발사업이 장기간 착수되지 않았거나 일정 기간 내 완료 가능성이 없는 경우 등에 한해 사업시행자 변경을 허용하고 있다"며 "현도산단은 약 30년 전 이미 준공돼 정상 운영 중인 산업단지로 해당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는 입주 기업들과 지속해서 논의를 이어왔으며 환경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또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은 매립이나 소각시설과 달리 환경 부담이 크지 않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기업 측에서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저감 대책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은 2022년 청주시 요청에 따라 현도산단 내 부지 용도를 기존 폐기물 매립장에서 재활용 폐기물 선별시설로 변경하는 산업단지 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이에 반발한 입주기업들은 "식품 제조공장이 밀집한 산업단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청주지방법원은 지난해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가 공익 목적 사업에 해당한다"며 기각했고, 하이트진로 등 기업들은 최근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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