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컬리 CFO "체질 바꿔 10년 적자 터널 끝…국내 상장할 것"[인터뷰]

김종훈 컬리 CFO "체질 바꿔 10년 적자 터널 끝…국내 상장할 것"[인터뷰]

유엄식 기자
2026.03.18 09:30

물류 인프라 구축, 상품 경쟁력 강화, 충성 고객 확보 주효
신선식품 중심 플랫폼 중 첫 매출 2조원대 진입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제공=컬리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제공=컬리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원조격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컬리가 창사 10년 만에 적자 터널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때 '팔수록 손해'란 우려를 샀고, 유통 대기업들도 수 년간 적자에 시달렸다가 포기한 신선식품 새벽배송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사업 모델을 안착시킨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 성과의 의미에 대해 "단순히 마케팅비를 줄인 결과가 아닌 물류 인프라 가동률과 상품 원가 구조를 뿌리부터 바꾼 기술 경영의 성과"라며 "이제 수익을 내며 성장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컬리 흑자 전환의 일등 공신은 물류 효율화다. 김 CFO는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을 13%대로 낮춘 세부 지표를 제시하면서 "창원, 평택 등 신규 물류센터 가동률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배송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밀도의 경제'가 실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컬리 새벽배송 권역은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가구 수 기준 90% 이상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총이익률(GP마진)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것도 흑자 달성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김 CFO는 "GP마진이 2022년 27.6%에서 지난해 33.3%로 매년 1%포인트 이상 높아졌다"며 "전체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공급사와의 매입가 협상력이 강화됐고, 3P 사업 확대와 물류 효율화에 따른 판관비 절감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 CFO는 "컬리는 가격 비교 의존도가 낮은 특화 상품을 중심으로 1P(직매입) 중심의 압도적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신선식품은 배송 속도를 넘어 품질 관리가 핵심인데, 현재 구축한 새벽배송 물류망과 시스템은 대기업이 진입해도 쉽게 구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컬리 브랜드를 신뢰하는 '충성 고객'이 대폭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란 게 김 CFO의 설명이다. 월 1900원을 내는 컬리멤버스 유효 가입자(가입 후 해지 고객 제외)는 2024년 1월 30만명에서 지난해 12월 140만명으로 2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20만명이 늘었는데 이는 업계 1위 쿠팡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와 무관치 않다. 쿠팡의 대안으로 컬리의 문을 두드린 고객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그는 "네이버와 협업한 컬리N마트가 단기간에 고객 저변을 넓혔지만, 앞으로 본체인 컬리 앱의 트래픽을 극대화하는 컬리멤버스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며 "충성 고객에게 혜택을 집중해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고, 물류센터 가동률 최적화에 모든 기술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컬리가 앞으로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채비를 갖췄단 게 김 CFO의 판단이다. 컬리처럼 신선식품 중심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을 운영하며 매출 2조원대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낸 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김 CFO는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현금 창출 능력이 본궤도에 올랐다. 재무관리 최저 가이드라인은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유지"라며 "본체가 커져 신규 투자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흑자 구조를 만든 컬리가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 CFO는 "과거처럼 돈이 부족해서 상장해야 하는 단계는 벗어났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며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최적의 시점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99%가 국내 소비자이고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 한국인만큼, 국내 상장이 맞다고 본다"며 "기술적으로는 컬리 고객들이 주주가 돼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다"며 '국내 상장'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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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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