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여성기업들이 원가 상승과 내수 위축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기업이 뚜렷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위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부설 여성경제연구소가 진행한 '미국-이란 긴장 등 중동정세 변화에 따른 여성기업 영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2%가 현재 경영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영향이 예상된다는 응답(12.3%)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94.5%가 중동발 리스크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중 97.2%는 체감 수준이 '보통 이상'이라고 밝혔다.
경영 위축의 주원인으로 비용·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49.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원자재 수급 문제(12.7%), 유가 상승(11.8%) 등이 뒤를 이었다. 수요 측면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감소(30.1%), 거래처 주문 감소·취소(28.5%)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뚜렷하다. 응답 기업의 89.5%는 매출 감소를 예상한다고 답해 경영 환경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응 여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대응 방안을 시행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8.1%에 그친 반면 43.1%는 '필요하지만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회복 기간 역시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60%를 넘어서며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여성기업들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45.3%)과 금융지원(42.6%)을 주요 직접 지원책으로 요구했다. 아울러 법·제도 및 규제 애로 해소(38.9%), 경영 전략 및 위기 대응 컨설팅(38.5%) 등 간접 지원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여성기업확인서를 발급받은 기업 9만5343개사 중 97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박창숙 여성경제연구소 이사장은 "중동 사태와 같은 대외 리스크가 여성기업 경영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과 금융 규제 완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