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제로' 라인업 강화…선양소주는 '캔 소맥'으로 맞불
소주 시장도 도수 다변화…월드컵·여름 성수기 앞두고 타깃 마케팅

전체적인 주류 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최근 국내 젊은 소비자들이 '논알코올'과 '독주파'로 극명하게 갈리는 소비 다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건강을 챙기며 술자리의 유쾌한 분위기만 가볍게 즐기려는 '실속형' 소비자는 논알코올을, 한 번을 마시더라도 확실한 취기를 느끼려는 '효율형·경험형' 소비자는 소맥이나 독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16,340원 ▼90 -0.55%)는 최근 '하이트제로 0.00 레몬&유자' 상표를 출원했다. 지난해 2월 '하이트제로 0.00 포멜로' 출시 이후 과일향 라인업 확대는 이번이 처음으로, 과일 향을 첨가한 논알코올 음료 제품군을 다변화해 가볍게 즐기는 젊은 층을 사로잡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출시 이후 판매 등은 논알코올 음료 판매·운영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하이트진로음료가 맡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제로'의 가정용 캔 제품에 이어 병 제품도 출시할 전망이다. 현재 테라 제로 캔 제품 판매·유통은 하이트진로음료가 맡고 있지만, 병 제품이 출시되면 이에 대한 유통은 하이트진로 본사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젊은 세대 중심으로 식당이나 주점에서도 논알코올 맥주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두 제품 모두 정확한 출시 일정 등은 미정이다.

이와 반대로 젊은 세대 사이에선 강한 술맛과 높은 도수를 추구하는 독주파 수요도 적지 않다. 저도수와 같은 비용으로 확실하게 취할 수 있는, 소위 가성비 있는 술을 찾는 것이다.
중견 주류업체인 선양소주는 이러한 틈새 수요를 파고들기 위해 최근 5.7도짜리 '캔 소맥(선양 오크소맥)'을 개발해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에 동시에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섞어 마시던 번거로움을 줄이고, 한 캔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소맥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여럿이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가 아닌 혼술 소맥을 즐기는 수요도 있다는 데에 착안한 것이다.
소주시장에서도 도수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는 최근 도수를 15.7도로 낮추며 부드럽고 순한 목 넘김을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칠성(105,600원 ▲4,200 +4.14%)음료는 '새로'는 도수를 15.7도로 낮추고, '처음처럼'은 기존 제품 보다 도수를 높인 20도짜리 '처음처럼 클래식'을 출시하며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빨뚜(빨간 뚜껑, 하이트진로의 20도짜리 제품 '참이슬 오리지널'이 빨간 뚜껑이라는 점에서 비롯된 용어)'와 같은 고도수 소주는 비단 소주를 즐겨먹는 중장년 소비자층뿐만 아니라, 가성비를 추구하는 일부 젊은 층 사이에서도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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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류업계는 내수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줄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다가오는 월드컵 특수와 여름 성수기 매출 상승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예전처럼 하나의 메가 히트 상품이 시장 전체를 이끌기 어려운 구조"라며 "앞으로 각 기업이 타깃별 마케팅을 얼마나 정교하고 세밀하게 대응하느냐가 전체 실적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