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이커머스 중심 시장 변화, 홈플러스 파산 위기 등 고려해야"

2012년부터 시행돼 올해로 14년째인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일 규제가 지자체별 재량권을 넘어 전면 자율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경영난 심화로 청산(파산) 위기가 고조됐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위주로 유통 구조가 재편된 현실을 고려할 때 올해가 제도 개선의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올해 초 당정이 쿠팡 등 이커머스 쏠림 현상을 고려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안 입법을 공식화한 만큼 대형마트와 SSM만 적용하는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규제 완화 방안까지 '패키지'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대형마트 업체가 운영하는 전국 351개 점포 중 의무휴업일을 매월 2회 일요일로 운영 중인 점포는 218개로 약 62%를 차지한다.
이와 함께 GS더프레시,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전국 1600여개 SSM 점포 중 약 60%가 의무휴업일 규제를 적용받아 월 2회 일요일에 문을 닫는다.
아울러 영업시간 규제로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와 SSM 점포는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운영이 금지된다.
업계에선 수 년전부터 이 같은 제도가 과도한 규제로 개선이 필요하단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보호, 마트 근로자 건강권 등을 이유로 영업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고위당정청 협의에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는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 상품에 대한 새벽시간대 포장과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 규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 규제까지 함께 풀어야 오프라인 점포를 새벽배송 물류망으로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영업규제는 유지하고 새벽배송만 허용한다면 업체가 관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추가 인력과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규제 완화 조치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단 의견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초 긴급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의무휴업일 등 영업시간 규제로 연간 약 1조원의 매출 손실 영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소상공인, 전통시장 관련 단체는 여전히 반발하는 기류다. 최근 여러 연구 조사 등을 통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소규모 점포 등 오프라인 유통의 공생 관계가 데이터로 입증됐지만, "대기업이 영업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는 지난 5월 국회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반대 집회를 열고 "법안 통과 시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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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이런 영업규제가 일부 소상공인에겐 역차별이란 지적도 있다. 일례로 GS더프레시는 전국 600여개 매장 중 약 80%가 가맹점인데, 해당 점포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한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임에도 대기업 브랜드란 이유로 오전 10시 이후부터 영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SM의 경우 가맹점이라도 우선 영업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슈퍼마켓 가맹점주는 "생계를 위해 같은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간판만 바꿔 달았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대기업 규제를 받게 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중재안이나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용진 전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대형마트 규제가 쿠팡만 키웠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려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이야기가 최근 부쩍 들린다"며 "10여 년 전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만든 규제를 오늘의 소비 여건에 맞게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의 의무휴업 규제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외적 제도"라며 "대형마트 규제의 합리적 조정과 전통시장·골목상권 육성 정책이 대립적이지 않다. 현장 목소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책임 있게 따져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