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쳐 놓은 직원 점심 밥은 어떻게 하나."
13일 오전 10시 홈플러스 합정점. 점포 문을 열어야 하는 시간이었지만 직원들은 퇴근 준비를 해야 했다. 불과 몇 분 전 '임시 휴업' 사실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입점업체 점주들은 매장을 열지 못했고 매장을 찾은 고객들도 발길을 돌렸다.
이날 점포 관계자는 각 섹션 매니저들을 불러 "임시 휴업이 결정됐다. 일부 인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오전 11시에 퇴근하라"고 공지했다. 이어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출근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주말 대규모 할인 행사로 재고가 대부분 소진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평소처럼 영업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던 터였다. 출근 직후 동료 직원들의 점심을 준비하던 한 직원은 "안쳐 놓은 밥은 어떡하나"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직원이 준비한 쌀은 약 40kg이었다. 직원 400명가량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일부 직원들은 남은 연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후 직원들은 매대에 진열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창고로 옮기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는 멈췄고 임시 휴업 안내문이 출입문에 붙었다. 대부분의 직원은 퇴근길에 올랐다.
계산대 밖 임대 매장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홈플러스 측은 임대 매장은 오후 6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매장을 열지 않기로 한 점주들이 있었고 일부 점주는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연락했다. 손님이 오지 않는데 매장을 열어도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임대 매장 관계자들은 홈플러스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곳에서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37개 점포가 폐점할 때도 안내를 하지 않았다"며 "홈플러스가 임시 휴업을 하는데 임대 매장에 손님이 오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식음료 매장 대부분은 수수료 매장이라 포스(POS) 단말기를 사용한다"며 "이달 매출은 다음달 정산받는 구조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 업무도 중단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임시 휴업으로 인한 입점업체 피해나 퇴점 절차 등에 대해 안내받을 곳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MBK파트너스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또 다른 매장 관계자는 "MBK는 홈플러스의 부동산만 봤지 점포나 입점업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본인들은 손을 떼면 끝이지만 직원들과 입점업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자들의 PICK!
홈플러스를 방문한 고객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이른 아침부터 방문한 고객들은 매장 앞에서 임시 휴업을 안내하는 직원들에게 "사전 공지도 없이 이래도 되느냐"며 항의했다. 점포 직원들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객들을 돌려보냈다.
홈플러스 측은 "운영자금이 모두 고갈돼 상품 대금 지급은 물론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20일까지 진행 상황과 법원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뒤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