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라면이 해외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농심·삼양식품·오뚜기 등 주요 라면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나란히 몸집을 키운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 K라면의 판매 영토가 넓어지면서 해외 시장의 성장판이 활짝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437,500원 ▲48,000 +12.32%)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8901억원, 영업이익 12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 31.7% 늘었다. 특히 매출보다 이익이 빠르게 늘면서 해외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농심의 상반기 국내법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0.5% 줄어든 반면 해외법인은 26.8% 늘어난 6414억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5.5%에서 6.7%로 1.2%포인트(P) 높아졌다. 내수 부진을 해외에서 만회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판매 지역도 특정 국가에 치우치지 않고 넓어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해외법인이 올 상반기 대부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고 유럽 매출은 803억원으로 8배 이상 불어났다. 미국에서 신(辛) 브랜드 제품군과 유통채널을 넓혔고 일본에서는 편의점(CVS), 유럽에서는 영국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접점을 늘린 효과다.

삼양식품(1,270,000원 ▲51,000 +4.18%)은 '불닭'(Buldak)을 앞세워 해외에서 가파른 질주를 이어갔다. 상반기 매출은 1조4847억원, 영업이익은 35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7.2%, 39.0% 늘었다. 이중에서 해외에서 거둔 매출만 1조2308억원으로 전체의 약 83%에 달했다.
불닭의 인기도 기존 주력 시장을 넘어 여러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2분기 미주 매출은 20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고 중국은 1810억원으로 44% 증가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인 유럽은 61% 늘어난 806억원을 기록했다.
높은 해외 비중은 수익성으로 연결됐다. 삼양식품은 2분기 약 2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6개 분기 연속 20%대를 달성했다. 해외 유통망을 정비하면서 판매채널의 구성이 개선된 데다 생산 효율을 높인 점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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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뚜기(337,000원 ▲10,500 +3.22%)도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다. 상반기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1.6%에 그치지만 1년 전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2분기 해외 매출은 1106억원으로 15.1% 늘어 상반기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라면회사들의 해외 진출은 생존과 직결된다. 국내 소비 둔화로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데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가격을 올리는 데도 큰 부담이 따른다. 반면 해외에서 K푸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제품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할 여력이 크다.
K라면의 해외 진출 속도는 갈수록 빨라진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354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과 미국이 이끌던 시장에 유럽까지 가세하면서 지난해 처음 15억달러를 넘어서더니 올해는 연간 수출액 20억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글로벌 주문을 받아내기 위한 생산시설 투자도 활발하다. 농심은 오는 11월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 완공을 앞뒀고 삼양식품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오뚜기도 2029년까지 구미2국가산업단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수출용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 업체의 제품을 접한 소비자가 다른 한국 라면까지 찾는 등 업계 전체가 함께 시장을 넓혀가는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