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협박에 6억 손실 났는데…신세계백화점 발목 잡은 '촉법소년'

폭파 협박에 6억 손실 났는데…신세계백화점 발목 잡은 '촉법소년'

유엄식 기자
2026.09.12 06: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우려...손해배상 청구 사실상 포기
20대 성인 폭파 협박 사건은 경찰 소송 결과 이후 대응...업계, 재발 방지책 고심

2025년 8월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25년 8월 5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탐지견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8월 5일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폭파 협박글이 올라와 점포 내 직원과 손님 4000여명이 대피하고 경찰과 소방인력 240여명이 투입된 소동이 벌어진 것에 대해 백화점 측이 이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시간 중에 사건이 벌어져 약 6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지만, 범인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촉법소년'이어서 현실적으로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당일 폭파 협박글을 올린 A군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이 범행 당시 만 14세 이하 촉법소년으로 소송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폭파 협박에 따른 영업 방해로 금전적 손실을 입었지만 A군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고, 그 가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오히려 '과잉 대응'으로 비판받아 회사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다.

지난해 3월부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가하는 경우 처벌하는 '공중협박죄'가 시행돼 처벌 기준(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만들어졌지만, 촉법소년의 범행에 대해선 별도 처벌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도 회사 측의 대응이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이 사건 이후 같은달 벌어진 20대 피의자의 폭파 협박 사건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영상에 "신세계백화점을 폭파한다"는 협박글을 올려 경찰특공대 출동 등 공권력 낭비를 초래한 20대 남성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은 B씨가 국가를 상대로 1256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경우 영업시간 전에 벌어져 경찰 수색 후 정상 영업을 진행한 만큼 구체적인 피해액 산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피의자가 성인인 점을 고려해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경찰과 B씨의 소송 최종 결과를 확인한 뒤 내부 법률 검토를 거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 업계에선 이번 사건의 처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사건들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경우 재발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최근 대형 유통사들이 백화점, 종합쇼핑몰 등 다중 이용시설의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해 고객이 대폭 증가했고, 외국인관광객 방문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시설 폭파 협박 범죄는 심각한 영업 리스크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사들은 후속 모방 범죄에 대한 영업손실 산정 구체적 기준, 손해배상 청구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