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산업협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원재료값 내렸는데 왜 안 내리냐니 억울…식품산업은 투자 필요한 제조업"
다음달 협회 산하 식품기업지원센터 가동…중소 식품기업 경영애로 지원

"담합은 하면 안 되는 불법이다. 하지만 (2021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담합에 포함되는 행위의 범위가 이미 엄청 넓어졌다. 심지어 가격 결정에 영향력이 없는 영업사원들끼리 얘기해도 담합이 된다고 들었다. 담합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부터 현실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29일 오전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당정이 내놓은 담합 제재 강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이렇게 포괄적인 상황에서 벌칙 기준까지 올리면 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업계 의견을 취합한 것은 아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했다.
지난 28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상반기에 설탕 그리고 밀가루, 고추장 등 서민 먹거리 분야 담합을 엄정히 제재해 민생 경제 안정에 기여했다"며 "하반기에도 식품, 생필품 등 국민 생활 밀접 분야의 담합을 뿌리 뽑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식품 가격을 둘러싼 시선에도 억울함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환율이나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 가격을 올렸으면서 (환율 등이) 내려갈 때는 왜 안 내리느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식품 비용은 원재료만이 아니라 인건비와 설비투자, R&D(연구개발) 투자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원재료 비중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산업은 완전한 제조업인데 제조업으로 인정을 안 해주니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정부의 인식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여러 법을 봐도 식품산업을 제조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다"며 "농식품부도 식품산업을 원료의 소비자 정도로 인식하고 있고 식품산업을 진흥한다는 개념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듯 하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당면한 국내 현안은 정부와 소통하며 완충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되, 식품 산업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K푸드의 수출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집트에서 국내 식품기업 16곳과 B2B(기업간거래) 상담회를 연 경험을 소개하며 "솔직히 그 정도 반응이 나올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리카 시장이 10년 후에는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며 인도 등 신흥시장 진출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아직 무역장벽이 많은 만큼 이 부분에 협회가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협회는 다음달 식품기업 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한다. 전문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 식품기업의 경영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센터는 △식품안전 △식품제조 기술혁신 △정부 지원사업 활용 △일반경영(법무·세무·노무) △수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6대 분야에서 1대1 전문가 자문을 제공한다. 필요하면 기업 현장을 찾아 문제를 진단하고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시험분석도 지원한다. 요청 접수 후 영업일 기준 5일 이내 회신하고, 긴급한 사안은 24시간 이내 대응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회원사와 협력사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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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취임 1년 소감을 묻자 "하려던 일들이 쉽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역시나 빨리 추진되지 않더라. 하고 싶은 일이 잘 되지 않아 갑갑한 마음이 크다"며 "그렇다고 안 할 건 아니고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