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서민을 위한 통신요금 인하?

[기자수첩]서민을 위한 통신요금 인하?

이학렬 기자
2011.05.13 06:20

범정부차원의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팀(TFT)이 최근 공식활동을 마무리함에 따라 조만간 통신요금 인하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요금인하 방안에는 △가입비 폐지 또는 인하 △기본료 인하 △스마트폰 무료통화 20분 확대 △사용자가 음성·문자·데이터를 조정할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 △통신사가 아닌 제조사 유통점을 통해 단말기를 살 수 있는 '블랙리스트 제도' 등이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이든 요금인하 수준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정부가 민간기업인 이동통신사에게 매출에 치명적일 수 있는 요금을 무턱대고 내리라고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기 방통위 출범 취임사에서 "이동전화 가입비와 기본료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인하수준은 월 500원∼1000원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신요금이 인하되면 이통사의 매출감소는 불보듯 뻔하다. 5000만명이 넘는 이동전화 가입자들의 기본료를 500원씩만 낮춘다고 해도 이통사 매출액은 연간 3000억원 가량이 줄어든다. 가입자당 통신료를 월 1000원씩 인하한다면, 매출감소폭은 연간 6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가입자들이 월 1000원 인하에 만족할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정부와 이통사가 작심하고 도입한 '초당요금제'의 경우도 가입자당 인하폭이 월 700원에 불과했다. 1년에 고작 8000원 가량 아끼는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신요금 인하요구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통신요금의 일괄적인 인하가 과연 서민만을 위한 솔루션이 될 것인가다.

당초 정부가 통신요금 인하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까닭은 '서민물가 잡기'를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일괄적인 요금인하의 수혜자는 서민뿐 아니라 부자도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정부 계획대로 스마트폰 요금제를 개선한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오히려 없다.

지난해 통신요금 감면혜택을 받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은 모두 509만명이었다. 이들의 감면액은 5600억원에 달했다. 누구를 위해 통신요금을 인하해야 하는지 되짚어볼 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