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불투명한 내년 부동산시장

[MT시평]불투명한 내년 부동산시장

이용만 기자
2011.12.29 09:35

돌이켜 보건대 올해 초만 하더라도 부동산시장의 방향성은 비교적 명확했던 것 같다. 부동산시장 내부적으로는 미분양 주택이 감소하고 있었고, 전세가격이 빠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은 회복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거시경제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 부동산시장 분석가는 올해 하반기가 되면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이런 전망에는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지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기는 했다. 정부가 올해 3월 말로 끝나는 양도세 감면규정을 연장하지 않은 것도 결국 이런 전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유럽국가들과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재정위기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해 8월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촉발된 글로벌 재정위기로 선진국들이 경기침체를 겪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거시경제도 침체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이런 외부충격으로 부동산시장이 회복의 모멘텀을 상실하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올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 부동산시장 또한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년 부동산시장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방향성의 모호함'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 갈지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내부를 보면 수도권에서도 경기순환 사이클상 부동산시장이 바닥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할 때 미분양 주택과 주택건설 인허가 건수가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경기가 바닥에 다다를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다 2년 연속 전세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있다.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높기 때문에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여지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방은 이미 회복국면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외부를 보면 글로벌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그리고 이로 인한 국내 거시경제 침체로 앞날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재정위기는 위기의 본질이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몇 년간 더 세계경제를 교란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 이런 세계경제의 불안정이 악재로 작용하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상태에서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우리 경제가 글로벌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더이상 확산되지 않고 봉합되고, 중국과 인도 등에서 수요가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가 이들에 대한 수출을 밑바탕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경우다. 이 경우 부동산시장은 내부의 회복동력에 의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 측면에서 보자면 글로벌 재정위기가 간헐적으로 터져나오면서 세계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가운데서 우리 경제도 회복과 침체를 반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경우 국내 부동산시장 역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침체와 회복을 반복해서 나갈 것이다.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이 부동산시장의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정치일정이 거시경제나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정치적 핫이슈로 떠오른다면 그 방향 또한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래저래 내년 부동산시장은 그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가득찬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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