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위험과 LTV 비율

[MT시평]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위험과 LTV 비율

이용만 기자
2012.08.02 06:00

그저께 나온 한국은행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의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2010년 이후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그 규모가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근접한 반면, 연체율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이다.

이 보도 자료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은 2009년만 하더라도 대출증가율이 1.2%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2010년에는 8.0%, 2011년에는 11.9%로 증가하면서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의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고 한다.

그 원인에 대해, 한국은행은 베이비부머의 은퇴 등에 따른 자영업자의 증가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창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상가를 담보로 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에 동의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하기 시작하여 창업을 시도하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2010년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DTI 및 LTV 규제가 일시적으로 완화되다가 다시 원위치한 시기이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의 일부가 자영업자의 사업자금 조달용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DTI 및 LTV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의 통로가 좁아지니까 그 물꼬를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로 돌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게 된다.

이 보도 자료에서 관심을 끄는 또 다른 대목은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LTV(부동산가격 대비 대출금액) 비율이 주택담보대출의 그것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의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중 LTV 비율이 70%를 초과하는 대출은 18.5%로, 주택담보대출의 2.5%에 비해 상당히 높다. 특히 상가를 담보로 한 대출의 25%는 LTV 비율이 법원의 경매 낙찰가율인 63%보다 높다고 한다.

상업용부동산의 거래가격은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여기에다가 상업용부동산은 전반적인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주변지역의 개발 여부에 따라 상권이 이동하거나 공급과잉을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만큼 상업용부동산의 거래가격에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담보로 한 대출 역시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의 경우,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LTV 비율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20-30% 포인트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LTV 비율의 구조가 정반대로 되어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성이 낮은 주택은 LTV 비율이 낮고, 가격변동성이 높은 상업용부동산은 LTV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더군다나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상가담보대출의 경우, 우리나라 상가의 독특한 구분소유 구조 때문에 일반적인 상업용부동산보다 가격변동의 위험이 더 크다. 상가빌딩이 다수에 의해 구분 소유되어 있을 경우, 경기 침체 시 개별 상가 주인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가빌딩 전체의 조화가 붕괴되거나, 또는 상가빌딩의 구조조정이 어려워지면서 상권이 쉽게 붕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상가를 담보로 한 대출은 일반적인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보다 리스크가 더 크고, 그런 만큼 LTV 비율은 더 낮아져야 한다.

개인적으로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대출의 경우 LTV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규제의 수준이 해당 부동산이 갖고 있는 위험의 크기를 반영한 합리적인 수준이냐 하는 것이다. 현실을 볼 때, 주택담보대출이나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LTV 비율은 담보물건의 위험성을 정반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