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주택거래에서 정보와 비용의 문제

[MT시평]주택거래에서 정보와 비용의 문제

이용만 기자
2012.10.25 07:01

우리는 냉장고나 TV와 같은 내구재를 살 때 이리 재고 저리 재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한번 사면 싫던 좋던 장기간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고가라서 다시 사는 것도 싶지 않기 때문이다. 냉장고나 TV를 사는 일도 이런데, 하물며 주택을 구입하는 일은 말할 나위가 없다.

주택의 경우 가격도 가격이지만 자기가 원하는, 딱 그런 조건을 갖춘 주택을 찾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향은 좋은데 층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고, 향과 층수는 모두 마음에 드는데 주변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음에 딱 들지는 않지만 가격이 그럭저럭 적당한 주택을 발견하게 되면, 사람들은 망설이게 된다. 좀 더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좀 더 싸고 마음에 드는 주택을 찾으러 돌아다닐 것인지, 아니면 그냥 계약을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을 하게 된다. 시간을 두고 기다릴까 싶기도 하지만, 그 사이에 매물이 나가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주택을 팔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존재한다. 어떤 사람이 주택을 사겠다면서 가격을 깎자고 할 때, 사람들은 망설이게 된다. 좀 더 비싼 가격으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설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가격을 깎아 주고서라도 지금 팔 것인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부동산학에서는 주택거래와 관련된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탐색이론(search theory)으로 설명하고 있다. 탐색이론에서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정보와 비용이다.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매물로 나와 있는 주택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된다면 주택구입자의 의사결정은 훨씬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택을 매각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구입의향자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된다면 주택매각자의 의사결정도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물론 이런 정보에는 시장상황에 대한 판단도 포함된다.

주택시장에서는 이런 정보를 중개사가 제공해 준다. 그런데 중개사는 거래가 성사되어야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래를 빨리 성사시키고자 하는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 주택 구입자에게는 '지금 계약을 하지 않으면 이 물건을 놓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주택 매각자에게는 '지금 계약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매수의향자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사례가 자주 목격되고 인구에 회자되면 중개사들의 정보를 믿지 않는 신뢰의 위기가 발생하게 된다.

비용도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취득세와 같은 거래비용이 의사결정을 매우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취득세와 같은 거래비용이 전혀 없을 경우, 주택매입자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되었다고 판단되면 구입했던 주택을 다시 팔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주택을 다시 살 수가 있다. 주택은 냉장고나 TV와는 달리, 누가 한번 사용하였다고 하여 가치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은 취득세와 같은 거래세를 되도록이면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취득세를 올해 말까지 감면하는 조치가 이루어졌다. 한시적이다 보니 올 연말까지는 거래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 취득세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면 거래는 다시 위축될 것이다. 좀 더 큰 문제는 중개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신뢰의 위기이다. 이 신뢰의 위기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중개시장 자체가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전자는 경기순환과 관련된 정책선택의 문제이지만, 후자는 경기순환과는 별개로 현재와 같은 중개시스템이 앞으로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를 묻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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