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쇄를 통한 효과적 온실가스 감축

[기고]상쇄를 통한 효과적 온실가스 감축

이한우 에너지관리공단 온실가스감축실적등록소장
2013.08.22 06:00

사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장소로 적합하다고 선택된 곳이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지난 5월 2일 측정된 수치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0ppm을 초과하였다는 발표가 나와 많은 이들을 긴장케 했다.

같은 시기 태안군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측정된 수치는 이를 훌쩍 뛰어 넘어 427ppm을 기록함으로써,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가 지구평균을 상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9년 우리 정부가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의 30%를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한 이듬해인 2010년,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도리어 9.8%나 증가하여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무색하게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야 말았다.

2015년도부터 시작하기로 한 배출권거래제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배출량은 어림잡아 국가 전체의 60% 가량이다. 거래제가 아주 원활하게 운영되어 국가 감축목표 달성에 적절히 기여한다 해도 나머지 40%에 대해서는 다른 방도를 마련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교통, 건물 등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지 않는 부문들에서 감축하는 것 말고는 현실적으로 다른 길이 없다.

문제는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지 않는 40%의 주체가 대부분 인력, 자본, 경영능력에서 열세에 처해있는 중소기업 등으로서 그들이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결국 누군가의 도움 또는 참여를 유인할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KVER사업은 이러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KVER(Korea Voluntary Emission Reduction) 사업은 교토의정서 발효 후 우리나라 기업의 대응역량을 키우기 위해 2005년도부터 시작해, 1,452만톤의 감축성과를 거둔 한국을 대표하는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이다. 이 사업은 당시 글로벌 감축 프로그램으로 확고부동한 자리를 점하고 있던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을 벤치마킹하였는데, 이 사업의 우수성은 감축실적 중 860만톤이 목표관리제에서 조기감축실적으로 이미 인정되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어 감축성과를 검증하고 인증하는 체계적인 사업운영으로 인해, 동 사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우수한 자발적 감축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상쇄(相殺)'는 2015년 배출권거래제 시행에 따른 주요 이슈중 하나다. 가령 어떤 기업이 과거 평균인 110만톤 보다 10만톤 적은 100만톤을 배출할 권리로 할당 받았다고 치자. 이 기업은 10만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무가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다른 이로부터 그만큼의 감축성과를 사들여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인정받는 제도이다.

전문가들의 추산에 의하면 2020년도까지 우리나라가 스스로 설정한 국가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2억7천만톤의 상쇄 크레딧이 필요하다. 산림, 농업 등 모든 부문의 연간 크레딧 생산량이 30만톤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KVER사업으로 인한 감축성과 모두를 상쇄 크레딧으로 인정해도 연간수요 5천만톤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그러므로 KVER과 같이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양질의 상쇄 크레딧을 생산하여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배출권거래제의 시행을 탄소시장이라는 신산업의 육성 계기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상쇄 크레딧 생산과정에서 일어날 에너지효율향상 기술과 고효율 설비의 보급촉진,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보급 확산은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임을 인식해야만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