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TPP, 우물쭈물하다가...

[기자수첩]TPP, 우물쭈물하다가...

유영호 기자
2013.12.03 17:57
머니투데이 유영호 경제부 기자
머니투데이 유영호 경제부 기자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표단이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한 예비 양자협의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TPP 참여를 위한 첫번째 공식 절차인 관심 표명을 한 지 닷새만이다.

TPP 협상에 참여하려면 관심 표명 후 예비 양자협의, 참여 선언, 공식 양자협의, 기존 참여국의 승인(컨센서스)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WTO 각료회의가 TPP 협상에 대한 관심 표명 후 사실상의 TPP 공식 데뷔 무대가 된 셈이다.

그 동안 정부는 TPP 참여에 대해 관망하는 듯한 자세를 보여왔지만, 협정 주도국인 미국이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등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자 뒤늦게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의 관심 표명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뒷북'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TPP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TPP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지형이 급변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세계적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힘이 부족할 때는 시류를 살펴 가장 이득을 얻는 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상수다.

TPP 12개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전 세계 GDP의 약 40%, 세계 무역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상품·서비스·투자 등 29개 분야에서 한·미 FTA 수준에 필적하거나 더욱 높은 개방과 투자 교류를 지향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저성장에 시름하는 우리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오히려 TPP에 불참하게 돼 '역내 공급체계'에서 제외될 경우 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뒤늦은 관심표명으로 이미 TPP 창설 회원국의 지위를 놓쳐 협상 중인 12개 국가들이 기타결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가입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다.

TPP에 창설멤버로 참여하면 농업 등 민감 분야의 추가개방에 대해 국익에 맞는 협상을 할 수 있었는데 이를 놓친 셈이다. 더 이상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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