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정위 과징금은 공정한가

[사설] 공정위 과징금은 공정한가

머니투데이
2026.04.27 04:00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지난 주 서울고법이 '삼성그룹 급식 과징금' 사건에서 삼성 계열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2349억여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법원은 공정위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당지원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판단이 유지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도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취소 판결이 내려진 과징금은 국내 대기업집단 부당지원 사건 중 사상 최대 규모였다. 부과 때부터 '삼성'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과하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그룹에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형사재판을 받는 이들의 고충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번 판결 말고도 공정위가 무리한 법적용을 했다는 지적을 받은 사례는 많다. 작년 법원은 △네이버 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카카오 멜론 구독취소 방해 건 등에서 공정위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기업이 법원에서 승소했다고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는 것은 아니다. 조사 착수부터 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 기업은 불확실성에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 공정위는 소송에 패소했을 때 가산금을 붙여 과징금을 돌려줘야 해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공정위가 '기업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떨쳐내야 한다. 패소가 반복될수록 '시장의 공정한 심판자'로서 신뢰를 쌓지 못하고 단순 제재기관으로 이미지가 굳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력이 부족해 조사를 못 한다는 소리가 안 나오게 하라"고 한 뒤 공정위가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변화하는 업태에 맞춘 전문 인력을 시시각각 보강하는 구조가 자리잡아야 하고 내부 조사원 전문성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엄격한 증거주의를 채택하는 법원 추세에 맞춰 '확실한 물증' 중심의 조사 기조가 확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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