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중국에만 있는 인터넷금융

[MT시평]중국에만 있는 인터넷금융

한택수 기자
2014.03.18 05:30

적어도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인터넷강국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대다수 한국인들 입장에서 볼 때 한국에는 없는데 중국에는 있는 인터넷 금융이라는 게 과연 있겠는가 하는 의심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래서 여기서 이야기하는 인터넷금융이라는 것은 은행등 금융회사가 아닌 비(非)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인터넷금융 서비스를 의미 한다는 점을 먼저 밝혀 두고자 한다.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들이 오프라인에서의 비즈니스를 온라인상에서도 영위하기 위한 인터넷 서비스는 한국에서도 많다. 그러나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IT 전문회사등 비금융회사들에 의한 금융서비스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중국과 상대 비교를 하면 더 더욱 그렇다.

2013년 중국 국내에서 금융계의 핵심화두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그림자금융이 아니라 오히려 인터넷금융이었다고 할 정도로 2013년은 중국의 비금융회사에 의한 인터넷 금융이 중국의 기존 금융시장 판도를 크게 요동치게 만들어 놓은 한 해였다.

중국의 전자상거래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IT 전문 기업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바바 그룹이 인터넷상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개시한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사이에 기존의 은행권 예금이 은행에서 IT회사의 금융상품으로 대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영업상의 위협을 크게 느낀 기존의 은행권 등 금융회사에서는 인터넷금융의 문제점 등을 부각하면서 인터넷금융의 싹을 처음부터 잘라버리기 위해 인터넷금융 자체를 단속하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러한 노력은 며칠 전에 끝난 우리나라 정기 국회에 해당하는 중국의 '양회' 회기기간 중 극에 달했다.

그 결과는 은행권의 참패였다. 중국 중앙은행은 공식적으로 향후 인터넷금융을 단속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인터넷금융을 지지해온 리커창 총리는 앞으로도 중국 금융의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비금융회사에 의한 인터넷금융 서비스를 오히려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리커창 총리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은 동시에 말할 수 없는 불안감이 동시에 밀려오는 것은 왠 까닭일까? 향후 전개될 아시아 금융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중국이 한 발 앞서 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발금융국인 중국이 한국과 일본을 뛰어넘어 아시아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행사할 날이 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미래에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금융과 우리나라나 일본 은행들의 인터넷 금융간의 가상 경쟁을 상상만 해보아도 그 결과는 뻔해 보인다. 개인적으로 비관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스마트폰 출현 이후 더욱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금융의 IT화로 인해 금융서비스와 소위 IT서비스간의 차이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IT서비스 제공회사와 금융 서비스 제공회사 간의 공급측면에서의 차이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금융회사 보다는 IT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비금융회사가 인터넷금융에 있어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 금융 서비스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경쟁력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지급결제 서비스 분야다. 이미 9억 명의 이상의 고객을 상대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 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모의 서비스능력을 갖고 있는 비금융회사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융회사인 은행이나 신용카드회사 들이 일반국민들을 상대로 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그런데 IT등 기술 분야에 전문 능력이 없는 이들 금융회사에게 대외경쟁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늦기 전에 알리바바 그룹의 인터넷금융에 맞 짱을 뜰 수 있도록 우리도 비금융회사에 의한 인터넷 금융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신용카드 등 금융회사에 의한 지급결제 서비스 독점의 벽부터 허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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