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시장은 그 나라의 산업수준과 국가경쟁력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주식시장이 활력을 잃으면서 본래의 기능인 장기 자금조달과 자금운용의 장으로서의 기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기업의 상장수와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규모는 그 시장이 기업에게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보여주는 기준이 되는데 작년 한 해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신규 상장은 4개사에 불과하다. 이는 거의 정체수준이다.
더욱이 활발한 거래와 신규상장이 이루어져야 할 코스닥시장도 역동성을 상실하고 있으며 기업공개는 겨우 3개사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자본시장이 자금조달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저배당정책으로 여유자금이 쌓인 대기업과는 달리 어느 때보다 성장동력이 필요한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는 여전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본시장의 활력이 떨어진 원인을 꼽자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코스피지수가 2011년 4월 최고거래량과 역대 최고점인 2,231포인트를 보인 후 현재까지 1900포인트 수준에서 저공비행을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외에 혁신적이면서 매력적인 금융상품의 부재와 금융소비자의 신뢰상실을 초래한 금융회사들의 불완전 판매 및 투자의 전문성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의 보수적인 투자형태와 기업들의 연구 및 신규투자에 대한 정체 등도 더해져 악순환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투자의욕의 감퇴는 자본시장에서의 투자자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현재 투자자 기반의 약화는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대처가 시급하다할 것이다. 투자자기반의 약화 역시 개선이 필요한데 이는 가계 뿐 아니라 기관투자자까지도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데서 기인한다.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수탁자책임을 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수적인 운용을 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진자본시장을 가진 국가와 비교해 볼 때 주식보유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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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발표된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시가총액대비 14%로 영국(71%), 미국(4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기능을 기대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더구나 이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기준으로 기관투자자의 평균주식보유기간의 경우 개인투자자보다는 길지만 상세히 보면 증권회사 0.04년, 보험회사 0.15년, 자산운용사 0.36년, 개인투자자 0.4년, 외국인 1.14년, 국민연금 1.23년, 은행 3.71년으로 장기투자를 하여야 할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오히려 개인투자자보다 단기로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안정기능면에서도 2008년 위기국면에서 기관투자자들은 매도비중을 늘리는 반면에 개인들은 매도비중을 줄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충실하게 시장붕괴를 막는 완충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어느 정도 자본시장 기능의 활성화와 시장안정기능의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계의 자산운용구조를 보면 현금과 예금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직간접 자본시장 투자비중은 정체되고 있어 향후 가계의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태이다.
이처럼 기관투자자의 낮은 주식보유비중과 보수적 투자 및 개인투자자의 현금과 예금비중의 증대 등에 비추어 보면 향후 우리 시장이 풍부한 투자자금을 가진 주식시장으로서 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달기능을 과연 충실히 수행할 것인지는 다소 의문이다.
한편으로 자본시장을 구축하는 본래의 목적은 왕성한 자금수요에 대응하고자 한 것인데 현재 기업들의 투자가 정체되어 있고 현금을 유보해두는 경향이 있는 현실에서 왕성한 자금수요를 전제로 한 자본시장 활성화정책을 마련한다면 이러한 정책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 자본효율의 관점에서 배당이나 자기주식 취득 등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더구나 이러한 배당정책은 주식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높여 잠재적으로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자금수요가 왕성한 기업에 대해서는 이에 부응한 정책을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즉 맞춤형 자본시장 활성화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