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조직에는 많은 TF(Task Force)팀이 돌아가고 있다. 그만큼 어느 조직이나 일상적인 업무 외에 별도로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통계적으로 보면 수많은 TF팀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체된다고 한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많이 들다보니 그럴 수도 있고, 프로젝트 관리를 잘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일을 잘할 것이냐(How)의 문제가 아닌 무엇(What)을 하여야 할지에 대한 설정이 초기에 잘못된 탓이 크지 않을까 싶다.
컨설팅사에 입사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문제해결방법론이다. 필자가 소속된 회사에서도 PwC 고유의 방법론인 IBPS(Issue Based Problem Solving)를 가르친다. IBPS는 ①정의(Problem)→②문제를 구조화하고 이슈의 우선순위를 선정(Issues)→③작업계획 수립 후 분석(Workplan & Analysis)→④발견내용을 취합하여 논거를 수립(Insight)→⑤설득력 있게 결과보고(Impact) 5단계를 순환적으로 반복하면서 가설에 입각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다. 그런데 보통 문제해결의 핵심은 ④인사이트(Insight)라고 생각하고 실무에서는 ③워크플랜(Workplan)을 세우고 분석작업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IBPS 강의의 핵심은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①프라블럼(Problem) 정의며 이것이 잘못되면 그 뒤의 작업은 무의미하다는 사실(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상에서는 어쩌면 이렇게 간과될 수 있을까 싶음)을 인식시켜주는 일이다.
아인슈타인은 "지구를 구하는 미션에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의하는데 55분을 쓰고 나머지 5분을 해결책을 찾는데 사용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문제 정의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애플의 놀라운 성공의 비밀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본인들이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정의한 것이라고들 한다. 많은 MP3플레이어 제조업체가 '고객은 어떤 기능을 원하는가'를 문제로 설정하고 3D서라운드 입체음향, 옆면 유저키, 어학기능 등 기능 개선에 집중할 때, 애플은 '고객의 목적은 무엇일까'를 문제로 설정하고 원하는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는 아이튠즈(iTunes) 생태계를 창출하는 답을 내놓았다.
스티브 잡스는 'WWDC 2010'에서 애플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이 사진이야기를 할 때 메가픽셀(Megapixel) 같은 눈에 보이는 수치를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하죠. 하지만 저희는 질문을 바꿔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진을 찍을까'라고 질문했습니다. 그건 다른 얘기니까요"라고 언급했다. 애플이 놀라운 답을 내는 비결은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답은 질문에 맞춰 나오는 것으로 놀라운 답이 질문 없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리 없을 것이다.
독자들의 PICK!
필자가 신입 컨설턴트들에게 권하는 책 중에 '더 골'(The Goal·엘리 골드렛 저)이 있다. 추천이유는 두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공장의 문제해결을 다루는 바 외부인인 요나 교수는 질문하고 답은 알렉스 공장장이 찾아냄으로써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외견상으로 보면 사실 모든 문제의 답은 공장 사정에 정통하고 경험이 많은 알렉스가 찾았다. 하지만 알렉스는 요나 교수를 만나기 전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일은 경험(Gray hair Job)이 아닌 사고(Bain Job) 영역이기에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를 요나 교수가 해결해주었기에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요나 교수의 공로에 독자도 공감한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일, 이 문제가 정말 내가 풀어야 할 문제인지(엉뚱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문제 정의가 그만큼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일이기에) 자문하고 고민하는 일이 문제를 푸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기 전에 이뤄져야 할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