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 공무원은 사회의 섬인가?

[MT 시평] 공무원은 사회의 섬인가?

김원섭 기자
2014.10.29 07:34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정부와 새누리당이 개혁안을 제시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심각한 재정문제 때문에 시작되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2013년에만 약 2조원을 투입했다. 앞으로도 현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2080년까지 약 1287조원의 정부 재정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막대한 재정투입은 공무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2013년 약 36만명의 공무원연금 수급자에게 약 8조원의 급여가 지급되었다. 반면 2015년 464만명의 기초연금 수급자는 7조6000억원을 나누어 써야 한다. 또한 지난해 공무원연금의 평균 급여액은 월 219만원이었지만 20년 이상 가입한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급여액은 월 84만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7일 발표된 새누리당의 개혁안은 두 가지 원칙을 표방했다. 첫째, 공무원연금은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비슷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 둘째, 현 재직자와 신규임용자에게 서로 다른 연금제도가 적용된다. 먼저 현 재직자를 위해서는 현 공무원연금의 틀이 유지되면서 '더 많이 내고 더 적게 받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보험료율 14%는 20%까지 인상된다. 급여수준은 현 근로기 소득 63%(33년 가입)에서 50%(40년 가입기준)로 하향된다. 반면 2016년 신규임용자부터는 국민연금과 비슷한 9%의 보험료율과 40%의 급여수준(40년 가입 시)이 적용된다. 또한 현 연금수급자는 개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급여의 2%에서 4% 정도를 재정안정화기금에 납부하면 된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 개혁엔 재정을 유발하는 조치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우선 현 재직자의 보험료 인상분은 사용자인 정부의 부담이다. 또한 민간 퇴직연금의 40% 이하 수준인 퇴직수당을 민간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도 추가 재정비용을 유발한다.

이번 개혁안이 정부의 재정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경감의 정도는 국민들의 걱정을 해결하기엔 아직 부족하고, 그 방법도 슬기롭지는 않아보인다. 연금급여 삭감의 재정절감 효과가 재정유발 효과에 의해 상당부분 상쇄된다. 이 결과 개혁안은 2080년까지 1287조원 중 442조원 정도만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845조원은 여전히 국민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또한 개혁조치가 공무원들, 특히 신규공무원들의 불안감을 필요 이상으로 조장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첫째, 개혁의 부담이 공평하게 분담되어야 한다. 현 재직자들과 현 수급자들에 대한 지나친 배려는 철회되어야 한다. 현 재직자의 연금수급권에는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의 퇴직수당이 인상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 또한 현 연금수급자들의 재정안정화기금 부담도 10% 이상으로 인상될 필요가 있다.

둘째, 연금급여 삭감으로 인한 공무원들의 지나친 불안감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 일시금인 퇴직수당은 연금이라고 볼 수 없다. 이를 퇴직연금을 전환해 사적연금에 위탁하는 것으로는 안정적인 연금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이 별도 직역 퇴직연금제도를 만들어 운용한다면 별도 비용부담 없이도 공무원들의 불안감을 완화해줄 수 있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인구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적연금 개혁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고통분담은 공평하지 않았다. 2007년 연금개혁에서 국민연금 급여수준은 20%포인트나 하향되었다. 지나친 희생을 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를 상쇄하는 조치가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공무원연금의 높은 혜택은 변동 없이 유지되었다. 2009년 실시된 공무원연금 개혁도 급여수준을 오히려 상향해놓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공무원연금 삭감은 불가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앞으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급여인상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개혁은 재정효과는 최대화하면서 공무원의 불안감은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공무원은 사회의 고립된 섬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더불어 살아간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천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천상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