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관한 사후관리 전담반을 만든다는 뉴스가 나오자 내부는 혼란스런 모습이다. 이 문제가 단지 투자를 더 잘하고 기금 수익률을 높이려는 순수한 대책이 아니라 의외의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어서다.
내부에선 해묵은 조직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일반직과 기금운용 전문직의 대립이다. 일반직은 사후관리를 자신들이 맡겠다고 주장하고 기금운용직은 옥상옥이 될 수 있다고 맞선다. 그래서 이 문제는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문제와 맞닿아 있다.

국민연금의 정원은 반기 말 기준 5149명. 이중 대부분인 4900여 명은 일반직으로 연금 징수와 지급 등 제반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맡는다. 하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기금 450조원의 실제 투자 및 관리는 이 일반직이나 임원, 연구직 등을 제외한 기금운용본부 소속 전문직 199명이 집행한다.
이렇게 돈을 걷고 나눠주는 사람들이 실제로 굴리는 이들에 비해 24배나 많다보니 조직 내에선 관료제가 나타난다. 세력이 강한 일반직이 기금운용직을 거느리려는 속성이다. 일반 고위직이 기금운용본부에 대해 특정 투자 건을 선택하고 자금집행에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불건전한 시도가 종종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사후관리 전담반을 일반직이 맡는 건 그리 반길만한 일이 아니다. 실패한 투자 건을 기초로 일반직이 기금운용직에 책임을 추궁해 운용 독립성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돈을 운용하는데 있어 일반직은 비전문가들인데 이들의 입김이 투자영역에 자꾸 미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이참에 기금운용본부를 아예 독립시키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사후관리 전담반 신설형태를 지켜보면 문제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민연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국민과 정부가 개입해 풀어야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