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7년째 논란중..어려운 '종교인 과세'

[기자수첩]47년째 논란중..어려운 '종교인 과세'

세종=정현수 기자
2015.08.07 03:27

종교와 세금은 역사상 가장 오래된 논쟁거리 중 하나다. 우리는 수많은 종교전쟁을 기억한다. 세금으로 인한 민란의 역사도 인류 역사와 맞물린다. 종교와 세금을 붙여 놓았을 때 어려워지는 이유다. '종교인 과세' 이야기다. 정부가 또 다시 종교인 과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국회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면서도 세부 내용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역시 어렵다.

종교인 과세는 정부가 6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또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종교소득을 소득세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종교인 소득은 소득세법 시행령에 사례금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종교소득 필요경비 공제율은 80%에서 20~80%로 소득별 차등화했다. 소득이 높은 종교인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정부의 의지는 읽히지만 갈등의 여지는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 2013년 11월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올해 1월부터 종교인 과세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부담을 호소했다. 결국 시행령은 1년간 유예됐다. 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 종교인 과세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세 근거가 시행령에서 법으로 옮겨가면서 국회의 이해관계도 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 조짐은 썩 좋지 않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종교인 과세는 신중하게 할 것을 정부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부담이 그대로 전해진다. 종교인의 '세금'보다 '표심'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수 있다. 시민단체들도 문제를 제기한다. 납세자연맹은 종교인에 대한 필요경비 공제율이 여전히 특혜라며 반박자료를 냈다. 심지어 "연봉 4000만원인 종교인의 세금은 0원이지만, 월급쟁이는 85만원"이라며 반박 수위를 높였다.

종교인 과세 논란의 역사는 벌써 47년째다.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은 1968년에 "성직자는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며 과세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정부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의지만 반복한다. 국회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기 바쁘다. 그 와중에 선거는 반복됐고 이해관계도 엇갈렸다. 이러다가 종교인 과세 논란의 역사도 50년을 채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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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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