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 새 회사의 이름은 ‘알파벳’으로 구글, 무인자동차사업을 담당하는 구글X, 가정용 스마트기기를 생산하는 네스트 등 7개 자회사를 산하에 두게 된다. 1998년 창업한 구글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변신의 배경은 무엇인가. 첫 번째 이유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창업자의 의지다. 2004년 기업공개 당시 3000명의 직원과 매출액 30억달러에서 5만7000명과 660억달러의 거대기업으로 몸집이 커졌다. 시가총액은 애플에 이어 2위다. 고속성장 과정에서 역동성과 혁신성이 약화되고 대기업 특유의 관료주의가 확산되었다. 기업가정신과 혁신마인드를 되살린다는 것이 핵심사유다. 레리 페이지 최고경영자는 “혁명적 아이디어가 차세대 성장을 주도하는 첨단기술 산업에서는 적당히 안주하는 것을 불편해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둘째로 기업의 투명성 제고다. 구글은 검색 중심에서 무인차, 드론, 우주, 벤처투자 등으로 사업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검색광고 수익과 기타 사업수익이 뒤섞여 경영내용이 불투명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핵심사업부문에 대한 회계가 투명해짐으로써 사업성과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진다. 로웨프라이스의 조슈 스펜서는 “구글이 검색 광고수익을 많이 창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인차 등의 개발비용이 포함돼 실적이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 개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셋째로 조직에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자회사 최고경영자에게 인수·합병, 임직원 보상 등 주요 의사결정권을 줌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지난 수 년 동안 부서간 갈등이 커졌고 핵심 미션에 대한 마찰도 심화되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분산되었다.
지주회사 전환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벤치마킹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철도운송, 보험, 식품 등 다양한 사업군을 아우르는 복합기업이지만 본사 직원은 25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간소하고 실용적’ 기업문화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구글은 창업단계부터 ‘집중’과 ‘확장’이란 상호 대립된 목표를 추구해왔다. 구글 10계명에는 ‘기업은 한 가지는 대단히 잘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최고의 인터넷검색 회사가 되겠다는 야망을 성취했다. 무인차, 드론 등은 ‘확장성’의 표출이다. 지주회사체제에 따른 분리회계와 책임경영은 상충되는 목표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구글은 창업 이래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선도해왔다. 기술자 중심의 조직, 혁신적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폭넓은 자유, 끊임없는 도전정신 등을 전파하는 IT(정보기술)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빨리 자주 실패한다’(fail fast, fail often)는 것이야말로 실리콘밸리의 정신이다. 구글의 도전은 이런 기업가정신을 계속 지켜나간다는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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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기업경영을 재삼 강조한 점이다. 지주회사 전환 발표 당일 주가가 4% 상승했다. 투자가들이 투명성 제고 약속을 신뢰한 것이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신뢰도 저하→기업가치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표명이다.
능력을 갖춘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구글의 경영권을 순다르 피차이 선임 부사장에게 넘겼다. 그는 맥킨지 컨설턴트를 거쳐 2004년 입사했다. 인터넷검색 기능인 크롬이 그의 대표작이다. 침착성과 도전정신을 겸비한 피차이는 차세대 ‘짜르’라 불리며 주요 신규사업을 총괄해왔다. 국적과 배경을 무시한 개방적 인사의 성공적 사례다. 지난 7월 최고재무책임자로 취임한 루스 포라는 투자은행 모간스탠리 출신이다. 그녀가 취임한 날 구글 시가총액이 600억달러나 급증한 사실에서 시장이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방만한 관리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손질할 생각이다. 투자결정과 재원배분에서 보다 엄격한 재정규율을 적용해 수익성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제2의 창업에 나선 구글의 행보에 지구촌의 반응이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