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는 원래 비밀코드가 많다. 중국 시진핑의 미국방문이 끝났다. 단순한 G1, G2 간의 외교라고 보기에는 눈 여겨볼 점이 너무 많다. 제조대국 중국의 주석이 경제사절단으로 제조업 회장들이 아닌 BAT로 대표되는 인터넷회사 회장들을 대동하고 시애틀을 먼저 방문했다. 세계 정상급인 미국 인터넷기업 CEO들과 미팅을 했다. 중국의 2015년 새로운 국가산업정책이 ‘인터넷+@’다. 모든 제조업과 인터넷을 연결해 인터넷대국을 만든다는 것이다. 고목나무에 꽃을 피우고 잡초를 약초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터넷 선진국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시진핑의 미국방문 공식 페이스북(xie’s US visit)에는 과거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가 미국방문 때 미국식 모자를 쓰고 웃는 ‘모자외교’ 사진을 올렸지만 이번에 시진핑은 미국의 어떤 모자도 쓰지 않았다.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한다는 ‘신형 대국관계’를 암시한다.
그리고 중국이 자랑하는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사진을 대거 올렸다. 시진핑의 미국방문에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사진을 대거 올린 것은 중국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일대일로’와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미국에게 보란 듯이 알리는 것이다. 또 상하이와 미국 뉴욕을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대비한 그림을 올렸다. 미국의 금융수도 뉴욕과 상하이를 비교한 것은 중국의 상하이를 세계적 금융도시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와 ‘금융대국 중국’을 꿈꾼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방미 중 영국과 재무장관회담이 있었고 영국과 중국은 런던증시와 상하이증시를 교차거래하는 런후퉁 개설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영국은 IMF-SDR통화로 중국 위안화 편입을 지지한다는 선언도 했다. 프랑스도 지지선언을 했다. 미국의 혈맹, 유럽이 미국을 배반하고 금융에서 중국과 손을 잡는 것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국제관계에서는 “돈은 피보다 진하다”. 중국 위안화의 힘이다.
금융위기 때 미국 GDP의 25% 수준에 불과하던 중국의 GDP가 미국 GDP의 62%를 차지하는 거대한 국가로 부상하면서 세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GDP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5%에서 22%로 하락했지만 중국은 6%에서 13%로 높아졌다.
지금 세계 10대 은행 중 4개가 중국은행이고 10대 은행의 시총 비중을 보면 중국은행이 45%고 미국은행의 비중은 41%선에 그친다. 2005년 이후 포천 500대기업을 보면 중국은 90개나 늘어난 106개사고 미국은 48개가 줄어 128개사에 그친다. 3위인 일본은 27개사가 줄어든 54개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기업의 자리는 물론이고 유럽기업의 자리까지 중국기업이 차고앉았다. 이런 추세면 포천 500대 기업 수에서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독자들의 PICK!
언론은 9월 ‘중국발 세계 금융위기설’로 호들갑을 떨었지만 9월이 지난 지금 중국은 여전히 멀쩡하다. 중국이 4% 위안화 절하를 하자 미국은 환율조작국이라고 맹비난했고 전 세계 주가가 모두 영향을 받아 속락했지만 지금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중국이 위안화를 IMF의 SDR통화로 편입하기 위한 페인팅모션에 전 세계가 화들짝 놀란 것이다. 미국이 9월에 금리인상을 호언장담했지만 중국의 PMI지수 하락에 충격을 받은 신흥국의 주가폭락과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금리인상을 연기했다.
과거 아시아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달러의 외출에 어쩔 수 없이 외환위기를 맞았고 대안이 없어 미국이 조종하는 IMF로부터 달러를 공급받아 국가부도를 막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 다른 것은 중국이 3.6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의 외출로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올 경우 중국이 3.6조달러의 외환보유액을 담보로 달러 마이너스통장을 발행하면, 즉 통화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공급하면 중국이 그간 IMF와 미국이 해온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거에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미국달러의 빈자리를 중국이 메울 가능성이 있다.
지금 중국 돈의 외출, 소위 중국의 전해전술(錢海戰術)이 무섭게 시작되고 있다. 중국의 문 앞에 있는 한국금융, 금융대국 중국의 부상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한국, 중국금융의 부상에 빨리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