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해 보겠다”, “살펴 보겠다”, “의견을 들어 보겠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쓴 말이다. 청문회는 시종일관 맥 빠진 듯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 후보자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심각한 흠결이 없기도 했지만 산업부 장관으로서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 역시 한 이유다.
주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위 위원들은 “윤상직 장관의 신년사에 들어간 내용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책의 일관성 면에서 보면 이해되나 창의적인 답변은 아니었던 까닭이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해외자원개발에 대해서도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고 산업 정책과 통상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러운 답변을 이어갔다. 타 부처(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산업부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기에는 미흡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청문회를 통해 주 후보자가 적임자라는 것을 보여 주길 바랬던 사람이 적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여러 지적이 나왔지만 산업위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전문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보인다”고 단서를 달아 주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를 7일 채택했다. 최근의 수출 위기와 주력산업 부진 등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어려운 시기에 실물경제 주무부처의 장관으로 취임하는 주 후보자의 어깨는 그만큼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산업 현장에서는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므로 임명장을 받은 뒤엔 청문회에서 보인 소극적인 모습을 떨쳐 내야 한다.
위원들의 공격을 방어할 때와 달리 장관직을 수행할 때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깔끔한 일 처리’, ‘탁월한 추진력’ 등을 제대로 보여 주기를,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일 잘 하는 장관 주형환’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