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3가지 인구쓰나미가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우선 당면한 현실을 살펴보자. 합계출산율이 1.24명에 불과하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과 함께 세계 최저 수준이다.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3.6%다. 2030년에는 서울 인구 중 60세 이상이 320만명이나 돼 세계에서 8번째 늙은 도시가 된다고 한다.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세 이하 유소년을 앞지른다. 앞으로 30년간 유소년은 518만명 줄고 고령인구는 482만명 늘어난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 역시 내년부터 줄어든다. ‘늙어가는 한국’이 본격화한다. 2015년 중위(中位) 연령이 41.2세로 처음 40대에 진입했다. 프랑스(41.1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국(37.8세), 중국(36.8세), 인도(27.3세)보다 높다.
생산인구 감소에 따라 여러 산업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동차·철강·가전·건설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내 후판공장 7곳 중 3곳이 폐쇄돼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조선수주 감소,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수요가 계속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성장기여비율이 51%에 달한 건설투자 부문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주택의 주 소비층이 줄어든다. 2020년에는 대입 정원이 20만명 미달되고 2022년에는 군대의 신병이 모자라게 된다. 혼자 사는 가구가 520만을 넘어섰다.
인구 쓰나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 변화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의 환골탈태가 불가피하다. 산업현장의 평균연령이 48세를 넘어섰다. 제조업 노동생산성과 노동비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현대자동차의 평균 임금이 토요타자동차를 상회한다. 한국 자동차업계의 1인당 생산대수는 토요타의 40%, 폭스바겐의 65% 수준이다. 제조업 생산성은 선진국의 70%선이다. 산업별 고용유발계수는 2013년 기준으로 서비스업이 제조업 대비 2.2배나 된다. 최근 경기 하남에 문을 연 ‘스타필드’의 성공사례는 서비스산업이 새로운 성장엔진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의 실천 의지와 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요건이다. 프랑스는 1993년 1.65명까지 떨어진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GDP(국내총생산)의 5% 이상 쏟아부었다. 스웨덴이 1978년 1.6명의 합계출산율을 2012년 1.92명으로 끌어올린 것은 가정친화 정책과 출산장려 정책의 성과물이다. 우리나라 여성이 출산·육아 등으로 겪는 결혼 페널티가 최소화돼야 한다. 일·가정 양립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출산율과 여성고용률 상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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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고민할 때가 됐다. 성장잠재력을 복원하고 고령화 문제에 지속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민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토레스 길 UCLA대 교수는 “출산장려책보다 젊은 외국 인력을 받아들이는 이민 문호 개방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주요 선진국이 한결같이 이민 개방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령화 역풍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장년 고용이 활성화돼야 한다. 베이비부머가 700만명을 넘어섰다. 생계형 자영업 실패에 따른 가계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다. 중장년층에 대한 체계적인 무상 직업교육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 경력단절 여성의 재교육 비율이 1.4%에 불과하다. 20%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피크제를 활성화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보험과 연금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3% 이하 저성장이 고착되면 그 충격을 감당하기 어렵다. 독일, 일본 등이 노인연금이나 노인의료보험 정비에 나선 것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된다. 조셉 인켈커테라 HSBC 이코노미스트는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저성장 터널이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인구구성이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