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시평]저금리 시대의 종언

[MT 시평]저금리 시대의 종언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2016.12.09 04:51

서구를 중심으로 보면 단기적 변동이 있었지만 지난 30년간 주택시장은 지속적인 호황을 이뤘다. 미국의 경우 1968년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주택가격은 한 해도 떨어지지 않았고 매년 평균 6.4%나 올랐다. 영국 런던의 주택가격도 지난 30년 동안 매 10년마다 2배 오름을 기록했다. 1980년에서 2013년 사이 실질주택가격이 스웨덴에선 55%, 프랑스에선 85%, 캐나다에선 130% 상승했다. 브라질의 주요 도시(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도 2008년 이후 2배 올랐다.

자산가격의 오름은 주택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 같은 교과서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금이 풍부해진 결과다. 지난 수십 년간 기반시설 투자비율의 하락에 따른 자본수요 감소와 비전통적 통화정책(양적완화) 등으로 자본공급이 풍부해지면서 자본비용이 저렴해졌다. 이렇게 풍부해진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실물경제의 다른 부문과 달리 자산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가 끝난다고 한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최근 펴낸 책 ‘미래의 속도’(원제 ‘No Ordinary Disruption’)에서 25년간 세계 경제를 추적한 끝에 내놓은 결론이다. 이 책에선 18세기 산업혁명과 비교해 10배 빠르고 300배 더 크며 3000배나 더 강한 충격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거대한 변화 요인으로 4가지 메가트렌드를 꼽는다. 신흥국의 도시화, 기술의 속도, 고령화의 역설, 글로벌 커넥션의 확대가 그것이다. 이러한 파괴적 트렌드는 새로운 소비시장 확대와 함께 자원과 자본비용 증대, 기술노동력 부족, 무한경쟁에 따른 불안정 등의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한다. 이 중 자원 및 자본조달 비용 급증으로 인해 저금리 시대가 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수요의 증가는 세계 인구의 노령화 및 장기적인 정부의 재정적자가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전세계 저축률 저하와 맞물릴 것으로 전망된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예상되는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전세계는 도로 건물 철도 통신 항만 그리고 물에 약 56~67조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2030년에 활용 가능한 세계 저축규모와 투자규모 사이엔 2조4000억달러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실질금리 인상에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고 나아가 투자위축의 요인으로 간주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들은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란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유혹을 떨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고령화 등에 따른 새로운 비용지출의 증대와 취약한 경제성장률의 현실에서 이런 정책을 고수하면 지대추구식 경제부문(부동산)만 계속 팽창시켜 경제의 거품만 더 크게 만든다. 결국 시장과 정책의 여건 변화로 금리상승은 경향적으로 불가피하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서 우리나라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두 번에 걸친 보수정권동안 한국의 경제운영도 앞서 살펴본 선진국의 것과 큰 판에서 다르지 않다. 경제성장률 2%와 물가상승률 1% 시대, 유독 자산가치(아파트)만 이의 3~4배 오르는 것은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이 만든 결과다. 하지만 초저금리가 만들어낸 부동산시장 상황은 그 끝을 향해간다. 최근 부동산시장 정황이 그러하다. 급속한 붕괴는 문제지만 그러나 붕괴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다시 양적완화식 시장부양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은 더 큰 문제가 된다. 제로섬과 같은 지대추구형 경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대체성장의 동력이 될 부분에서 자본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미래지향적 금리 및 통화정책은 이를 뒷받침하고 이와 연동되는 것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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