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경제부 차장. "아이 양육만큼은 사회, 국가가 챙긴다는 믿음 줘야"

지난 주말 둘째 아이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됐다. 부모, 친지들의 축하속에 잔치상을 받는 늦둥이 아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꼈다.
그러나 양육은 축복이자 고통이다. 당장 이 녀석을 어떻게 키울까 생각하면 앞날이 막막하다. 대학 보내고 장가갈 때까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건 비단 기자만의 고민은 아닐 터다. 이 땅의 젊은이들은 적어도 결혼과 출산문제에 대해서는 동질감을 느낄 것이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3차례에 걸쳐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10년간 80조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부부가 결혼해 낳는 아이는 1.2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출산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얘기다.
실제 정책의 체감도도 낮다. 10년간 연평균 43만명이 태어났고 1년에 8조원씩 썼다면 1인당 1860만원을 들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생아 1명에 이런 지원을 했음에도 저출산 종합대책이 시작된 지 10년만인 지난해 신생아수는 41만명 정도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실무자조차 “저출산대책인지 고령화 대책인지 혹은 청년취업 대책인지 구분하기 힘든 종합선물세트식이었다”며 자인할 정도다. 돌이켜보면 양육비, 양육시설, 아동수당 확대, 주거지원, 일가정 양립 등 다양한 방편이 있었지만 양육비 보조와 일부 시설확대 말고는 제대로 이뤄진 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결혼하면 1억원, 출산하면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겠다던 허경영씨의 공약이 나았다며 비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결혼하면 100만원 가량 세액공제를 하고 신혼부부 전세자금 우대금리도 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저출산대책도 심층평가해서 효율성 위주로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100만원 세액공제 받겠다고, 혹은 우대금리 준다고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당근을 주겠다’고 해서 본질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근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맞벌이 유연근무제나 셋째 대학등록금 지원, 출산·육아휴직 확대와 수당 인상, 아동수당 확대와 어린이집 증대 등 각종 저출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적인 청사진이 없는 단기적·파편적 방법이 대부분이고, 현실적인 재원조달 방안이 없는 포퓰리즘식 접근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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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는 이런 류의 대책 하나로 고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근본적인 치유책은 청년과 신혼부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당근에 앞서 적어도 아이 양육만큼은 사회와 국가가 챙길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게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