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금 상한제 조항으로 인해 일부 이용자들이 종전보다 적은 액수의 지원금을 지급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이런 불이익에 비해 이통 단말기 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해 건전한 산업발전과 이용자 권익을 보호한다는 공익이 매우 중대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5일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건이 접수된 후 2년8개월만의 판결이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시행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이른바 단통법의 핵심 조항이다. 출시 15개월 미만의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의 상한액을 정한 것으로 첫 시행 당시에는 30만원이었으나 시장 침체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2015년 33만원으로 조정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시행 초기부터 지원금 상한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싸게 판다고 불법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냐”, “차별을 없앤다더니 전 국민이 모두 휴대폰을 비싸게 사게 됐다” 등 비판이 거셌다. 시장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실제 수혜는 소비자들이 아닌 이동통신사업자 등에만 쏠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헌재의 판단은 달랐다.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법의 취지로 도입된 조항이 소비자 권익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지원금 상한액의 기준 및 한도만 제한하고 있고 지원금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마련돼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원금 상한제는 단말기 유통법의 다른 규제수단들이 유기적이고 실효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전제가 되는 중심장치라고 헌재는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헌재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원금 상한제는 3년 일몰 조항으로 오는 9월30일까지만 유지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일몰 전 조기 폐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그동안 지원금 상한제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면서 국회에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담은 단통법 개정안이 여럿 발의돼 있다. 지난 국회에서는 여러개의 단통법 개정안이 쟁점 법안으로 분류돼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지만 이번에는 여야 구분없이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개정안 통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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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이번 지원금 상한제 ‘합헌’ 판결로 단통법의 존재가치에 대한 명확한 메세지를 던져줬다. 이런 저런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통법의 취지와 시행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하는 것도, 단말기 지원금 분리 공시제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단통법 개정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정상화를 통한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법의 본래 취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는 게 이번 헌재 판결로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