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더라도 새로운 비급여가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풍선효과 때문에 비급여가 팽창해 보장성을 계속 떨어뜨린다. 결국 보장성 개선을 위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가 필요하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 시행 후 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문 케어 시행으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하면 새로운 비급여가 성행해 ‘풍선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데 대한 반박이다.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문 케어를 시행해야 한다는 취지겠지만 당시 김 이사장의 발언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하나는 비급여를 없애 풍선효과를 막으려면 모든 비급여를 한 번에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된 비급여 항목은 현재 1만8000개가 넘고 여기에 더해 매년 새로운 의료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기한도, 성공 여부도 알 수 없이 비급여 전환이 이뤄지는 사이 풍선효과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두 번째는 순차적인 전환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의료계와 갈등으로 지난 6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초음파 급여화 시기가 2개월 늦춰지는 등 비급여의 급여화 속도가 지연되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문케어는 시행 2년 동안 급여화에 2조원 이상을 쏟아 붇고도 건강보험 보장률을 1년 새 1.1%포인트 개선하는 데 그쳤다. 민간보험사가 판매하는 실손의료보험이 문케어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상은 허무하게 깨졌다. 올해 반사이익은 0.60%로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도 보험료 산출에 반영조차 하지 못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성공하려면 공적 보장을 확대하는 것 못지 않게 총의료비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여 진료를 확대해 공적 보장을 늘렸는데도 비급여 관리가 안돼 총의료비 통제에 실패했다는 것은 정책 자체가 반쪽짜리였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부도 뒤늦게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기대난망이다. 2012년 정부가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을 발표했을 때도 2013년까지 비급여 명칭, 코드, 양식 등의 표준화를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크게 진척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비급여의 ‘늪’에서 헤매는 사이 건강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인상은 결국 국민들 몫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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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급여 관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어떤 질병으로 무슨 진료를 받았고 해당 진료와 수가가 적정했는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각종 의류, 신발, 가전제품 등 생필품은 물론 여행상품이나 금융상품처럼 표준화가 어려운 서비스까지 가격 비교가 일상화됐다. 하지만 비급여 진료는 여전히 가격 공개가 지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남은 ‘반쪽’의 해결책은 명확하다. 정부는 더 이상 비급여 관리를 미뤄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