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규모 주택 리모델링이 어려운 이유

[기고]소규모 주택 리모델링이 어려운 이유

김서준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2022.10.26 06:10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소규모 주택은 기존 도시정비사업의 여러 가지 단점을 보완해 시행 중이다. 도심이 노후화되어가는 과정에서 규모가 있는 주택개발에서 제외된 건물들은 건축주가 신축이건, 수리해야 하는데 특히 소규모 건축물 리모델링은 가성비 있고 합리적인 시공을 원하는 건축주의 수요가 많다.

문제는 철거하면서 비로소 오래된 건물의 취약점이 드러나는데 단독, 다가구, 연립주택 등의 소규모 주택은 벽과 천장, 바닥을 해체함과 동시에 향후 시공 방법과 비용·기간, 난이도가 책정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주택을 해체하면 그 건물의 최초 건축 방법, 거주 중의 수선 과정, 관리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백지상태에서 새로 출발하는 신축과 사용 연한이 오래된 건물의 리모델링이 다른 점은 리모델링은 기존 건물을 해체하고 보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건물도 속을 들여다보면 단열·방수가 아예 없거나 취약하거나 배관의 방법들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새로 짓는 건물은 매뉴얼대로 현 건축법규와 시공법에 맞추면 되지만, 30년 이전의 건축 기술로 지어진 건물을 현재의 기술에 맞춰 기존의 골조를 이용해 안전하고 쾌적한 결과물을 만들어내어야 하는 명제는 녹록지 않다. 그것도 비좁은 도심의 골목 사이에서 복잡다단한 민원의 리스크를 안고, 말이다.

리모델링의 구조 안전을 논할 때 엄격한 기준을 시행한 날짜는 2018년 6월 27일이다. 이 날짜 이후로 건축주가 직접 시공할 수 있는 범위가 축소돼 대부분의 건물은 종합건설면허를 가진 업체가 시공해야 한다. 다가구, 다중, 다세대, 연립주택과 아파트는 면적에 상관없이 건축주 직영공사가 불가능하며 건설면허가 필요하다. 일반상가, 근생건물, 1가구 단독주택, 상가주택의 200㎡ 이하의 공사는 건축주 직영공사가 가능하고, 200㎡ 초과 시 건설면허를 보유한 종합건설회사가 시공에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건설산업기본법이 개정됐다.

이 기간을 전후로 소규모 건축 현장은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신축 대비 번거롭고 일이 많은 대수선 절차의 문제로, 건설사와 사무소가 소규모 건축주의 프로젝트를 거절하기도 하고 종합건설면허를 서류상으로만 사용하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30~40년 전 준공된 연와조 건물에 현재의 안전기준을 적용하고 내진설계를 적용하면 건축주도 비용과 절차 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실제로 일부 건축주는 도저히 공사비와 현실적인 절차를 맞출 수 없어 법적인 내진설계를 포기하고 시공에 들어가거나 리모델링 자체를 포기한다.

신축이 어려운 소규모 건축 현장에서 배보다 배꼽이 커져 버린 비용부담, 안전 부담, 절차상의 부담 등은 앞으로 더 많이 쏟아질 노후건물 시장을 생각하면 적절한 대안이 필요하다. 신축이 불가능한 지역과 신축법규 사이의 중간 간극을 적용할만한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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