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경제가 매우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미국 기업에 차별적 과세를 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 또는 자국 기업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구하라고 명령했다. 또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과세하려던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도 철회하겠다고 밝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21%인 법인세율의 인하 등 감세정책도 추진할 예정이고 일련의 조치는 우리 기업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다. 이런 외부 여건 변화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기업 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일 것이고, 이를 위해 기업 경영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의 혁신 활동을 막는 세제, 규제 등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정책 방향은 기업경쟁력 제고 및 투자 유치 도모를 위해 설정돼야 한다. 그러나 1월에 발표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첨단 산업 등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2022년말 법인세율을 1%p 인하하고, 국가전략기술 공제율 확대와 임시투자세액공제 도입 등 기업세제를 개선해 왔지만, 최근 일련의 정치적 사태로 인해 경제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2024년 세법개정안에 포함됐던 상속세 개편방안, 즉 최고세율 10%p 인하, 최대주주할증평가 폐지, 자녀공제 5억원으로 확대 등이 야당의 '부자 감세' 반발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책인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인공지능(AI) 분야의 국가전략기술 포함 등 필수적인 지원도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혁신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대기업 R&D 조세지원율이 지속적인 연구개발투자 관련 세액공제 축소로 인해 2%(2023년 기준) 수준으로 낮아졌다. OECD 회원국 평균이 15%이고 일본이 17%인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주요 경쟁국은 R&D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한도를 확대하는 등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R&D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퇴보될까 우려스럽다.
우리나라에서 기업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진 못하더라도, 우리나라에 있는 글로벌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불리한 제도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산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세제상 문제점을 해결해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2025년 세제개편 방향에는 기업 사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 문제인 징벌적 수준의 상속세 인하와 법인세 부담 인하, 그리고 R&D 세제지원의 대폭 확대가 포함돼야 한다. 기업 승계 시 부과되는 상속세는 최대주주할증평가로 인해 OECD 최고 수준(약 60%)의 조세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은 주요국보다 높아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초격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첨단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및 AI 지원 법안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