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식약처의 규제 외교와 'K-푸드'의 해외 진출 지원

[기고]식약처의 규제 외교와 'K-푸드'의 해외 진출 지원

김성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국장
2025.02.17 06:10
김성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국장/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김성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국장/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규제'라는 단어일 것이다. 식품 기준을 설정하고 소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업들을 규제하는 기관으로 인식되지만 'K-푸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각국이 비관세장벽을 강화하면서 우리 식품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식약처는 해외 규제기관과 협력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출 장벽을 해소하고 한국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한국산 라면이 회수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매운맛이 덴마크에서는 안전성 논란으로 번졌고, 식약처는 즉시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덴마크는 회수 조치를 철회했고 한국 라면은 다시 판매대에 올랐다. EU와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베트남과는 김치와 조미김 중 미생물의 기준 조정을 협의해 수출을 원활하게 했고 삼계탕도 주요 수출국과 협의를 통해 검역 및 위생 기준을 조정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해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31.1% 증가한 12억5000만 달러, 김치는 1억6000만 달러, 삼계탕을 포함한 닭고기 수출은 3780만 달러, 조미김은 7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는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 덕분이었다. 식약처는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며 기업들의 수출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앞으로도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해 실질적인 규제개선과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또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수출국의 복잡한 규제와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CES Food DB'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주요 수출국의 규제, 통관절차, 위생 요건 등을 제공한다. 오는 2026년까지 30개국 50개 품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밖에 한국의 식품 기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식품의 국제 기준을 설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고, 올해 3월 서울에서 제55차 CODEX 식품첨가물분과위원회를 개최해 한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3년에 설립된 '아시아·태평양 식품안전규제기관장협의체'(APFRAS)를 통해 해외 식품규제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5월엔 제주에서 APEC과 연계 개최해 우리나라 식품 안전 관리의 우수성을 알리고 규제 조화를 끌어낼 계획이다.

'K-푸드'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문화와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다. 'Regulation'은 흔히 '규제'로 번역되지만, 산업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돕는 '제도'이기도 하다. 식약처는 규제 외교를 통해 'K-푸드'의 수출 길을 열고 다듬어 더 많은 한국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다각적인 규제 외교를 통해 기업들의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한국 식품이 세계인의 식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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