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시의 성공적인 '규제철폐'를 위한 제언

[기고]서울시의 성공적인 '규제철폐'를 위한 제언

이련주 서울시 규제철폐전문가심의회 위원장(전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2025.02.19 06:10
이련주 서울시 규제철폐전문가심의회 위원장(전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이련주 서울시 규제철폐전문가심의회 위원장(전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

최근 서울시에서 규제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1998년 행정규제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역대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성공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왜 그럴까? 초심으로 돌아가 규제개혁의 특성을 성찰하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규제개혁은 규제수준의 적정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과잉규제와 과소규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장의 강한 의지로 공직사회에 긴장을 주고 규제개혁에 매진하게 하는 방안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규제개혁은 특성상 상대방이 있기에 △규제관련자들간 대화와 타협을 하는 '소통의 과정' △규제를 둘러싼 찬반의 주장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는 '창작의 과정' △규제개혁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결단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내재화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지속가능하면서 효과적인 규제개혁이 가능하다.

규제개혁의 성공 여부는 국민과 기업의 체감도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몇 건의 규제를 개선했다는 양적 접근은 이제 공감을 얻기 어렵다. 또한 획기적인 규제를 개선해도 체감도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집행 현장에서 규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법령상 근거 없는 그림자 규제가 성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직사회의 의식개혁 없는 규제개혁은 절반의 성공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규제가 많을수록 사회가 안전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각종 사고 등 사회적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여론에 힘입어 어김없이 무분별하게 규제를 신설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불합리한 규제들이 양산되고 국민과 기업은 실효성도 없는 규제를 시간과 비용을 들여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서서히 약화시킨다. 특히 서류부담만 많아지는 안전규제는 한정된 역량을 불필요한 곳으로 분산시켜 오히려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수 있는 규제는 찾아내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

리스크가 없는 규제개혁은 없다. 큰 흐름이 맞다면 규제를 개혁하고 보완조치를 통해 리스크를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리스크 때문에 규제개혁 자체를 포기한다면 마치 해킹의 위험 때문에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서울시가 규제개혁을 추진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어떤 기관도 하지 못한 최고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생각하며 단기적으로 체감도 높은 두 가지 개혁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그림자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점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민과 기업에 가장 좋지 않은 것이 불확실성이다. 그래도 나쁜 규제는 사전 준비가 가능하고 예측 가능성이 있지만 그림자 규제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매몰비용을 형해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둘째, 규제건의 처리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 건의창구를 개설하면서 수용율이 저조하다면 그 창구는 존재 의미가 없다. 규제담당부서가 건의내용을 검토 회신하는 형태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 객관적인 제3자의 심사제도를 도입하거나 규제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공개토론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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