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는 끝났나

[투데이 窓]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는 끝났나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2025.02.25 02:05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 몇 년 동안 꽁꽁 얼어붙었다. 벤처투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양적완화와 디지털 전환의 수혜로 정점을 찍은 이래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금리인상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스타트업의 투자매력도를 떨어뜨렸고 그렇게 시작된 투자 혹한기가 현재까지 지속된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4년 벤처투자 동향은 2021년 이후 첫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총 11조9000억원으로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대비 47.5%, 전년 대비 9.5% 증가한 수치로 정부는 중장기 성장 추세를 이어간다고 평가했다. 또한 글로벌 벤처투자는 2020년 대비 17% 감소했고 지난해와 비슷한 데 비해 한국은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했다. 분기별 투자실적도 견조한 흐름을 보여 벤처투자가 회복되는 신호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렇다면 투자 혹한기는 이제 끝났을까. 벤처투자가 회복되는 긍정적 신호에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보다 세심히 들여다보고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정부가 발표한 현황에서도 여전한 어려움이 발견된다. 벤처투자 금액은 늘었지만 펀드결성 금액이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2024년 펀드결성액은 10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줄었다. 2021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진다. 펀드결성액은 미래의 투자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한 펀드의 출자자 현황을 보면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반면 민간부문은 25.1% 감소했다. 펀드결성액이 17조8000억원이던 2021년과 17조6000억원이던 2022년 민간부문의 비중이 80% 이상이었던 데 비해 77%대로 하락했다. 투자 혹한기에 정책금융을 높이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민간의 급격한 감소 추세를 막지 못했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감소한 것 역시 문제다. 3년 이하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17% 감소해 전체의 18.6%를 차지한 반면 중기, 후기로 갈수록 금액과 비중 모두 올랐다. 실제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추위는 초기 스타트업일수록 매섭다. 올해 데스밸리를 넘지 못할 스타트업이 부지기수라는 이야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미래를 예측할 지표가 불안한 것이다.

한편 글로벌 대비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다는 착시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벤처투자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횡보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타난다. 중국과 유럽 등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지만 미국은 AI투자 열풍으로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인도, 일본 등도 회복세에 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벤처투자액은 746억달러(약 106조5000억원)로 전분기 대비 70% 성장했고 글로벌 벤처투자액도 전분기 대비 50% 이상 확대됐다.

"AI가 벤처캐피탈을 먹고 있다"고 할 정도로 AI 투자의 영향은 크다. 2024년 글로벌 벤처투자액의 37%, 투자건수의 17%가 AI스타트업이었다. 우리나라는 AI를 포함한 ICT분야의 투자가 증가했으나 비중은 25.7%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글로벌 투자에서 초기투자가 강세를 보이는 점과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는 점도 의미 있다. 현재보다 미래에 긍정적인 동시에 우리와는 다른 지표다.

이처럼 현재 우리 벤처투자엔 긍정과 부정,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자연의 봄은 시간이 지나면 오지만 스타트업에 봄이 오려면 적절한 정책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도 모태펀드 출자를 앞당기고 정책펀드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AI 시대의 글로벌 경쟁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고 스타트업을 지원할 과감한 정책수단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