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지방과 달리 수도권은 언제든 부동산 가격급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젊은 세대에게 절망을 줄 수도 있다. 우리는 부동산은 수요억제 정책만으로 가격상승을 멈출 수 없고 주택공급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문제는 주택수요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부지확보 문제를 고려하면 주택공급을 할 만한 방법이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하는 정도인데 주민들의 이해관계 조정과 여러 문제로 인해 사업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필자는 지난해 11월1일 '제도정비가 필요한 지역주택조합'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지역주택조합의 문제점과 더불어 상당히 추진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자금지원 등의 문제를 다뤘다. 그 후 여러 곳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지역주택조합이 오명을 벗고 주택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주택법은 지역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위해 토지사용권원 80% 확보를 요건으로 한다. 도시정비법상 재건축조합은 면적 50%, 소유자 80%, 재개발조합은 면적 50%, 소유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한 점에 비하면 꽤 강화된 조건이다. 더 나아가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위해 토지소유권 95%의 확보를 요건으로 한다. 도시정비법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위해 추가적인 조합원 동의나 토지확보 요건을 요하지 않는 점과 큰 차이가 있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고도 사업계획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사업계획승인 요건충족이 어려워 조합설립인가조차 신청하지 못하는 조합이 서울시에만도 수십 곳에 이른다. 도시정비사업에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위해 95% 토지소유권을 확보하라고 한다면 그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겠는가. 지역주택조합에 그와 같이 불가능에 가까운 요건을 정해 오히려 알박기를 조장하는 현실이다.
도시정비조합은 사업구역 내에 부동산을 소유한 자가 당연히 조합원이 되기 때문에 개발사업에 동참할 수 있으나 지역주택조합은 사업구역 내에 부동산 소유자가 당연히 조합원이 되지 않으므로 사업에 저항이 심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사업계획승인 요건이 가혹한 데다 원소유자들이 조합원도 되지 않으니 지역주택조합사업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필자의 아이디어는 조합설립인가 요건에서 이미 주택법은 도시정비법에 비해 상당히 강화된 요건을 정한 점을 고려해 첫 번째, 도시정비법과 같이 사업계획승인을 위해 추가요건을 요하지 않거나 조합설립인가 때 확보한 사용권원에 해당하는 정도의 소유권 취득을 그 요건으로 정한다. 두 번째, 토지 소유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가 든 우려는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경우 도시정비조합사업에 비해 공공성이 부족하지 않은가인데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자가 조합원이 되는 것이 원칙이고 주택규모도 국민주택(주거전용면적 85㎡ 이하)으로 했으므로 기존 주택소유자의 주택공급이 우선인 도시정비사업의 공공성이 오히려 높다. 도시정비사업이 개발과정에서 공공기여가 높은 것은 도시계획 단계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시행계획인가 때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지역주택조합사업 역시 도시계획 단계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사업계획승인 때 역시 도로나 공원 등에 대한 기부채납 역시 실제로 하고 있으며 부족한 것은 이 과정에서 보완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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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법 규정 한두 개를 개정하는 것으로 지역주택조합의 오명을 벗김과 동시에 주택공급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입법기관이나 거대정당들의 민생이라는 구호가 헛된 것이 아니라면 이런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