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대형마트 규제 재검토해야[기고]

낡은 대형마트 규제 재검토해야[기고]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과 교수
2025.04.10 05:20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의무휴업일 변경 효과와 관련해 대구는 평일 전환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으나, 충북 청주는 영향이 없었다. 대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따른 단기효과 분석에서 중요한 부분은 대형마트 인근에 있는 전통시장의 매출액 상승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최근 진행한 코로나 팬데믹(전세계적 유행) 이후인 2024년 1월 경기도 내에 오픈한 스타필드 수원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도 인근에 있는 전통시장과 주변 점포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오픈한 고양과 하남은 상권 활성화를 넘어 새로운 상권을 만들었으나, 수원은 기존 상권 유지와 관련 매출액 감소를 막는데 그쳤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오프라인 상권이 급속도로 붕괴되면서 스타필드의 역할이 상권 활성화가 아닌 상권 유지로 변화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스타필드 수원 출점이 반경 3km에 있는 전통시장과 음식점 및 의류·신발·패션·잡화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근거리에 있는 식자재마트·슈퍼마켓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수원 시민의 소비 변화에서도 구매와 연관된 경우 수원시와 다른 지역 소비 모두 감소하면서 오프라인 점포에서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먹거리와 유동인구에 있어서는 수원시 내 소비가 감소하고 다른 지역에서의 소비는 증가하면서 수원 시민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스타필드 수원 이용자 중 반경 7km 이상인 지역에 사는 고객이 67.6%였고, 주 이용 고객이 55세 이하, 스타필드 수원 이용 고객의 42.4%를 차지하는 35세 이하는 전통시장과 이용자와 차별화된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스타필드 이용 고객이 주변에 있는 음식점과 편의점, 제과·커피를 동시에 이용하면서 인근 점포에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이 두 가지 사례에서 보듯 전통시장과 오프라인 상권의 활성화는 점포들이 모여 오프라인으로 고객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만들어야 가능해진다.

기존의 대형마트 영업규제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1km에 대한 출점 규제는 오프라인 상권이 활성화되던 시기에 벌어졌던 출혈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팬데믹을 겪으면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현 상황과는 맞지 않는 낡은 규제인 셈이다. 이같은 경쟁 상황과 소비 패턴에 맞도록 규제를 변경하는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수원의 경우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는 경기 남부권의 핵심 상권으로 외부 고객을 유입하는 지역이었지만, 교통이 발달하면서 서울과 경쟁해야 하는 서울의 위성도시로 변화되고 있다. 서울 인근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바탕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자체도 달라진 경쟁 환경과 인프라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전통상업보존구역에 대한 규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전통상업보존구역에서 대규모점포와 준대규모점포의 출점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으나,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는 스타필드 수원의 사례와 같이 복합쇼핑몰이 인근에 출점하면 집객 효과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뿐만 아니라 점진적으로 의무휴업일에 대한 영업규제에 대해서는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대형마트와 소상공인의 경쟁이 아닌 오프라인 상권 붕괴와 생존 모색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