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트럼프와 김정은, 핵과 원산개발 '위험한 거래'한다면

[기자수첩] 트럼프와 김정은, 핵과 원산개발 '위험한 거래'한다면

김인한 기자
2025.08.22 05:00

[the300] 북한 개발, 단순한 개발 의미 넘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 의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 사진=뉴스1

"나는 북한이 아주 많은 콘도를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해안가가 많잖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력)라고 지칭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북한 문제를 안보 이슈이자 동시에 개발·투자의 기회로 본다는 의미다.

당시 북한 해안가에 대한 장소가 거명되진 않았지만 북한이 국제 휴양지로 개발 중인 원산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내 호텔 건설을 제안했다.

그의 거래주의적 사고방식은 최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평화 협정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두 국가의 평화 협정 체결을 중재했다. 협정에는 아르메니아 남부를 통과해 아제르바이잔으로 이어지는 약 43㎞의 '트럼프 루트'를 만들어 미국이 99년간 독점 관리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과거 비핵화 협상 결렬 전례를 감안해 핵동결·군축을 대가로 원산 등 북한의 개발을 추진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명분과 실리를 모두 취하는 셈이다. 독재자를 수년간 설득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다는 명분, 북한 개발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얻었다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

만에 하나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을 전제로 한 북한 개발이 현실화하면 한반도 내 '안보 비대칭' 상황이 벌어진다. 북한 개발은 단순한 개발 의미를 넘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제를 의미한다. 북한을 핵보유국이자 정상국가로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은 1980년대 영변 핵시설 가동 이후 약 40년 동안 기만술과 버티기로 핵무기를 고도화해왔다. 2005년 9·19 공동성명, 미북 정상회담 등에서 비핵화를 합의했음에도 검증을 회피하며 판을 깼다. 추후 핵동결을 전제로 개발 거래가 이뤄진다면 검증할 방법이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계산에 따라 '북한 비핵화'가 거래되지 않도록 전방위적 외교 노력은 물론 오는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이 중요한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종전시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면 북한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외교적 접근도 필요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4일 "동해의 명승 명사십리에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 인민의 문화 휴양지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솟아났다"며 연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4일 "동해의 명승 명사십리에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 인민의 문화 휴양지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솟아났다"며 연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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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내 파견 │ 2025년 12월 대한민국 병무청장 '병무정책 공헌 표창' (정치부 외교안보 담당) │ 2022년 12월 한국과학기자협회 '올해의 과학취재상' (정보미디어과학부 과학기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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